호주 뉴질랜드 보육정책 시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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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한나라당 국회의원

여성위원회에서 뉴질랜드와 호주를 방문하고 온 느낌은 '부러움'과 '자신감'이다. 우리나라는 이제야 보육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반면 두 나라는 벌써 100년 전부터 보육의 개념을 인지하고 국가차원에서 정책화하여 실시해왔다는 점이 많이 부러웠다.

100년 보육역사 보며 부러움

그렇다고 앞으로도 100년의 세월을 뒤처져 가지는 않으리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우리나라보다 인구는 적고 수십 배나 되는 넓은 땅덩어리에서 가진 시설 규모는 우리나라보다 그리 썩 나아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나라 시설이 아주 빨리 발전해왔다는 말도 된다.

하지만 이들 두 나라 시찰은 시설 이외에 의식이나 제도의 문제 중 극복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먼저 교사의 교육과 훈련이 아주 치밀하게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양질의 교사에 대해서는 그만큼 대접을 해준다. 우리나라처럼 젊은 여성으로만 교사가 구성된 것도 아니다. 호주에서 만난, 보육교사 38년 경력인 60대 후반 할머니 평교사의 열정적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커리큘럼 특화…공립은 기부금 운영

오냐오냐하는 것보다는 씩씩하게 키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는 조금이라도 위험한 물건이나 도구는 아예 사용조차 못하게 하는 반면 이들 나라는 거친 바닥에서도 맨발로 뛰어다니며 위험요소를 스스로 감지하도록 판단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에서 나이별로 교과 과정을 정비해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우리도 어느 시설에서 보육을 받든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진행되어서 내 아이만 뒤처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하겠다. 공립 유치원은 수업료가 없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기부금을 낸다. 그리고 유치원은 개별적으로 기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기부금 양에 따라 학생 차등이 없는 것도 좋은 문화인 것 같다.

100% 국비 투자 '장애아동 천국'

일반아동 보육에서는 한국이 큰 가닥을 제대로 잡은 것 같다. 다만 장애아동에 대한 것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점이 많다. 이들 두 나라는 원칙적으로 장애아동을 격리 보육, 교육시키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일반 아동들과 어울리게 하고 서로 돌보게 하면서 나와는 다르다는 인식자체를 불식시킨다. 모든 시설에는 장애아를 위한 길과 화장실 등 시설이 있다. 물론 장애아동을 위한 별도 시설도 있다. 이는 중증장애아를 위한 것으로 치료를 병행하도록 하는데, 일반아동 시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투자를 하고 있다. 특별시설이 된 실내체육관과 실내수영장, 특수 컴퓨터 시설 등 100% 국비로 운영되는 이 곳은 정말 장애아동의 천국이었다.

장애아동 시설이든 일반 아동 시설이든 우리나라보다 눈에 띄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장애아와 일반아동의 하모니이다. 우리도 우리식 하모니를 찾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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