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난 속 조직 상위 20% 핵심인재 구인난 심화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구인난도 이에 못지않다. 헤드헌팅회사를 통해 인재를 찾으려면 채용 대상자 연봉의 20~30%를 지불해야 하는데도 헤드헌팅 서비스 이용하려는 기업들은 오히려 계속 증가하고 있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후보자들의 그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한 마디로 '수익을 창출해주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기업을 현재보다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질과 경험을 갖고 있는 인재다. 이런 인재는 흔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어떤 조직이든 선발 20%가 나머지 후발 80%를 먹여살린다는 정설처럼 돼 있다. 따라서 기업이 찾는 인재는 일단 어떤 조직에서든 상위 20% 안에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나머지 80%로 분류되는 인력을 채용해서는 회사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옮겨 간 조직에서도 여전히 유능한 인재로 분류되는 사람은 5%에 불과하고, 업종과 무관하게 회사의 성장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그야말로 핵심인재는 전체의 1%가 채 안되는 극소수다.

구인난은 여기서 비롯된다. 1% 미만의 핵심인재나 5% 정도의 유능한 인재는 차치하고라도 인력시장에서 조직의 상위 20%에 해당하는 인재를 구하기는 매우 힘들다. 어지간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는 이런 인재를 채용하기가 불가능하다. 생각해 보라. 이런 인재라면 이미 조직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보상도 충분할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여기저기에서 오라는 요청이 쇄도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구인공고를 낸다고 해서 이런 인재가 지원할 리 만무하다. 이들이 인력시장에 나오는 것은 사장이나 부서 책임자와 갈등이 있거나 개인사정으로 불가피하게 직장을 옮길 때 뿐이다. 따라서 이런 인재를 잡으려면 도리없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스카우트를 해야 하는데, 스카우트 역시 아무나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어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듣다 보면 '나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가 몹시 궁금해진다. 과연 나는 기업의 핵심인재인가, 혹은 핵심인재가 될 수 있는가, 나는 조직을 먹여살리는 상위 20% 안에 드는가, 직장을 옮겨도 여전히 중요한 인재로 평가받을 수 있는가, 어느 조직에 가도 핵심인재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그래서 기업의 수익창출에 기여하고 조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내가 우수한 인재이거나 핵심인재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직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고 되물을 수밖에 없다. 그 제의의 주체가 헤드헌터가 아니고 다른 회사의 직원이라도 상관없다. 당신은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그것도 좋은 곳으로부터 받은 적이 있는가? 아직 한 번도 받지 못했다면 일단 "나는 상위 20%가 아니다"라고 생각해도 크게 틀린 게 아니다. 꽃이 향기가 있으면 벌이 날아들기 마련이다. 이직 제안, 스카우트 제의는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잣대다.

헤드헌팅

‘커리어케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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