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주범…초강력태풍·적조현상 피해 우려!

한반도 온도상승률 세계 평균보다 3배가량 높아

“정부·시민단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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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새 날씨가 심상치 않다. 기상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구온난화가 기상이변의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부경대 환경대 과학과 오재호 교수팀은 최근 발표한 '지구온난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보고서에서 2100년이 되면 서울의 경우 현재보다 여름이 25일 늘어나고 봄과 가을이 각각 35일과 12일 늘어나는 반면, 겨울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도 지금보다 가을이 4일 줄어드는 반면 봄과 여름이 각각 8일과 81일 늘어나 겨울이 아예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평균 기온도 서울의 경우 현재 12.8℃에서 18.8℃로 올라가고 부산은 14.9℃에서 20.2℃까지 올라가며 30℃ 이상이 5일간 지속되는 '열파현상'도 연간 6∼12회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중 가장 추운 달인 1월 평균기온이 영하 3도 이상이 되는 온대 기후가 현재는 영호남 지방에 한정돼 있으나 2090년엔 북한의 중간지점까지 확대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화진 연구위원은 “지난 100년간 온실가스 효과로 전세계 평균 기온이 0.6℃ 올랐고 이런 추세라면 2090년께 전세계 평균 기온은 1.4∼5.8℃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문제는 한반도의 평균 기온 상승률이 전세계 평균보다 3배가량 높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평균 온도 1℃ 상승은 그 지역 생태계가 파괴되고 기상이변의 빈도와 강도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온상승은 생태와 주요 작물의 경작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반도 중부지역의 난온대림의 생기후대는 고도가 높은 산맥의 일부를 제외하고 북위 40°지역까지 북상된다. 남한에서 냉온습윤림은 지리산일원과 태백산 등 일부 산악지역에서만 분포하게 되며 남해안 지역에는 아열대림의 기후대가 형성된다. 개마고원에 위치한 아한대 강우림은 거의 사라질 것이며 아한대 습윤림은 존재하지만 그 규모가 많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작물인 벼는 재배 가능한 곳이 확대될 것이며, 맥류도 안전재배 지역이 지금보다 북상해 확대될 전망이다. 사과는 연평균기온 13.5℃ 이하인 곳에서 재배되므로 재배 면적이 줄어들어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배·복숭아·포도·단감 등은 안전 재배 면적이 확대돼 수확량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일대에선 야자수, 바나나 등 열대 과일들의 재배가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기온이 상승할 경우 농업생태계에 아열대 또는 열대 잡초가 침입하거나 토착 잡초 가운데에도 월동가능 잡초가 크게 늘어 잡초방제에 어려움이 예상되며 작물의 병충해 피해는 보다 다양해지고 빈번해질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한편, 기온의 상승은 해수면의 상승효과를 가져오며 적조현상의 증가 등과 연계될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090년까지 한반도 주변 해수면이 33.9∼40.7㎝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2년 연구에 따르면 조석 및 태풍해일을 고려할 때 해수면 1m 상승은 한반도 전체면적의 2%인 최대 2643㎢가 범람할 수 있으며, 영향을 받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6%로 약 125만5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역적으로는 서해안이 남해안이나 동해보다 취약하며, 북한이 남한보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과학자들은 현재 기상이변은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 때문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며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정부와 시민단체,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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