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가까운 미래, 유비쿼터스 세상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첨단 기계 문명으로 대변되는 유비쿼터스 세상은 이미 영화 속에서 구현되고 있다. 그 현실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논란이 있겠지만 이들 영화 속에서 보이는 미래 유비쿼터스 사회는 각종 첨단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기계문명과 인간의 공존, 그리고 대립을 다루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데몰리션 맨''매트릭스'

생체인식ㆍ인공지능 시스템, 가상현실 다뤄

2054년의 워싱턴DC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톰 크루즈)는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특히 유비쿼터스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생체 인식 시스템이 인간 사회에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영화 속의 주요 건물이나 거리, 지하철역 등에는 인간의 홍채에서 개인 정보를 추출, 분석해 내는 생체 인식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주인공이 광고판 앞을 지나가면 시스템을 통해 개인 정보를 인식하고 일대 일의 맞춤 광고를 내보낸다. 범죄자의 누명을 쓰고 도주 중인 주인공을 뒤쫓는 것도 시스템으로부터 정보를 받는 로봇이다.

영화 '데몰리션 맨'(감독 마르코 브람빌라, 주연 실베스타 스탤론)에서는 개개인 및 모든 사물에 코드가 입력되어 통제되는 전자 감시체제가 표현된다. 길을 가다 욕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딱지가 발급되고 범죄자를 추적하기 위해 뛰어다닐 필요 없이 컴퓨터상의 전자지도에 실시간으로 위치가 표시된다. 주인공이 감옥을 탈출하기 위해 감시자의 안구를 파내어 그 홍채로 출입문을 여는 장면은 생체 인식 시스템이 표현되는 부분이다.

2199년의 미래를 그린 영화 '매트릭스'(감독 워쇼스키 형제, 주연 키아누 리브스)에서 인간은 기계문명에 정복당하고 만다.

시스템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은 뇌세포에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입력 당해 기계에 의해 설정된 가상현실을 살아간다.

이 영화 속의 네트워크는 더욱 확장되어 현실 세계와 가상의 매트릭스 사이를 넘나든다. 매트릭스 세계에서 기계와의 전쟁을 벌이는 주인공을 현실 세계와 연결하는 매개체가 네트워킹 도구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인 전화기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영화 속에 나타난 유비쿼터스 세상은 이제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세상에서 개인의 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 문제가 핵심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간의 편의를 위해 발명된 기계문명이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는 도구로 둔갑하는 날이 올 것이다.

박윤수 기자 birdysu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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