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파워시대 2040 고학력 직장남성 의식분석 (서울·수도권 거주 대졸 직장 남성 161명)

지난해 9월 성매매특별법 시행, 사법고시·행정고시 등 각종 시험에서 여성 합격자 대거 탄생, 3월 2일 부계혈통주의를 강조하는 호주제 폐지 국회 본회의 통과….

2005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남성들은 최근의 급격한 법·제도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여성신문사는 반세기 동안 가족법 개정운동의 일환으로 벌여온 호주제 폐지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4∼5일 서울과 경기 수도권에 거주하는 20∼40대 대졸 직장 남성 1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유림들이 주장하는 '호주제 폐지는 가족해체'라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았으며 '자녀에게 아내의 성을 물려줄 의향'도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20대는 24.84%, 30대는 49.07%, 40대는 26.09%였으며 미혼은 46.58%, 기혼은 53.42%였다. <편집자주>

20대 82% “연애·결혼 여성주도 OK”

가부장적 사회에서 교육을 받아온 20∼40대 고학력 화이트칼라 남성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 여성신문사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남성들의 의식이 변화되고 있음을 감지하게 해준다.

'연애나 결혼생활에 있어서 남성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나'란 질문에 20대는 82.5%, 30대는 75.94%, 40대는 69.5%가 '남성이 주도권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응답해 젊을수록 '여성들이 주도하는 관계'에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제 폐지가 가족해체의 요인이라고 생각하나'란 질문에 대해 20대는 56.12%, 30대는 58.66%, 40대는 50.4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서 남성들도 부계혈통중심 가족제도에서 자유롭고 싶은 열망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혼자들의 경우 함께 살아야 하는 여성들의 의식이 진보적이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미혼자들보다 더 진보성을 띠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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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육아로 직장 그만둘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성(姓)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전체 응답자의 49.9%가 '자녀가 태어난 뒤 아이에게 부인의 성을 물려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물론 연령별로 차이는 있다. 40대는 60%가 '자신의 성을 물려주겠다'고 응답했지만 20대는 50.51%, 30대는 53.77%가 '부인의 성을 물려줄 의향이 있다'고 답해 30대가 가장 진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육아 문제로 부부 중 한 사람이 일을 그만둬야 할 때 그만둘 의사가 있냐'는 물음에 대해서 20대는 55.23%, 30대는 68.44%, 40대는 63.56%가 '그렇다'고 응답해 30대 이상 직장 남성들이 육아를 위한 사직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30∼40대 남성들이 남성의 성역할 중 금기시 되던 돌봄노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 한편 치열한 생존경쟁을 요구하는 직장생활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대기업 근무 14년차인 김진영(40·가명)씨는 “언제 회사에서 잘릴지 모른다는 강박감 속에 살고 있다”며 “솔직히 애 키우는 안사람이 부러울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20대 51%,“女동료 때문에 스트레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남성채용할당제 시행에 대해 30대는 37.78%, 40대는 30.43%, 20대는 41.83%가 필요하다고 답해 20대의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젊을수록 남성채용할당제 시행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군가산점 폐지가 각종 고시 및 공무원 시험 등에서 여풍(女風)을 야기한 요인이라고 생각하나'란 질문에 대해 2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특별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30대는 68.22%, 40대는 74.25%, 20대는 78.5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직장에서 여성 동료로 인해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나'란 질문도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30대는 44.89%, 40대는 42.72%, 20대는 50.9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여성을 직장에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성매매특별법에 대해서 30대가 70.83%, 40대가 76.99%가 '실효성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20대는 57.73%만이 '그렇다'고 응답해 대조를 이뤘다.

기혼·미혼 의식차이 뚜렷

기혼 79.19% “성매매특별법 실효성 있다” 미혼 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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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 미혼을 구분해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눈에 띈다.

우선 기혼 남성들보다 미혼 남성들이 남성할당제 실시를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할당제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기혼 남성은 27.96%, 미혼은 46.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미혼 남성(50.66%)이 기혼 남성(41.26%)보다 직장 내에서 여성 동료로부터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 문제로 부부 중 한 사람이 일을 그만둬야 할 때 그만둘 의사가 있냐'는 물음에 대해서 기혼남성은 67.89%, 미혼 남성은 59.4%가 '그만둘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난 것은 성매매특별법의 실효성이다. 이 법의 시행에 대해 기혼 남성은 79.19%가 '실효성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미혼은 56.08%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가장 진보적인 30대 기혼남

“육아 위해 직장 그만두겠다” 71.85%

“자녀에게 아내 성 물려준다” 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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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여러 수치를 비교한 결과 가장 진보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집단은 30대 기혼 남성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제 폐지가 가족해체의 요인이라고 생각하나'를 묻는 질문에 대해 30대 기혼 남성은 68.92%가 '아니다'라고 응답했으며 군가산점 폐지와 여풍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도 다른 연령(20대/30대/40대), 집단(기혼/미혼)에 비해 가장 낮은 65.16%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녀에게 부인의 성을 물려줄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대해 30대 기혼 남성은 58.33%가 '그렇다'고 답해 다른 연령, 집단에 비해 열려있는 태도를 드러냈다. 육아를 위한 사직 여부에 대해서도 71.85%가 긍정적으로 답변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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