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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를 먹을 때마다 늘 20%는 부족한 듯 아쉬웠다. 스시의 상큼하고 담백한 맛은 사랑스럽지만, 가격은 결코 사랑스러울 수 없기 때문. 어느 날 강남역에 스시 뷔페가 있다는 가슴 설레는 정보를 입수했다. 바람 부는 토요일 '동해도'로 달려갔다.

식당 가운데 넓은 바에서는 주방장 네다섯 명이 쉴새 없이 스시를 만들어내고, 바 둘레 수로에는 스시 접시를 실은 범선들이 휙휙 돈다. 바 둘레에 앉은 손님들은 원하는 스시 접시를 포착해서 부지런히 먹는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가져다주는 계산서에는 식당에 들어온 시간이 찍혀 있다. 저녁 뷔페의 제한 시간은 40분. 40분이 지나면 초과 5분마다 1000원씩 더 내면 된다.

스시 범선 위에는 연어, 참치, 참돔, 학꽁치, 고등어, 광어 등의 스시 외에도 빙어 튀김, 석회, 각종 롤, 알초밥, 마키 등이 있다. 참치만 냉동이고, 연어는 익힌 것과 안 익힌 것 모두 있다.

원하는 접시를 집으려면 미리 보고 있다가 잽싸게 손을 뻗어야 한다. 주방장이 스시를 만들어 올려내는 위치와 먼 곳에 앉을 경우, 장어 같은 인기메뉴는 포착하기 힘들기 때문에 주방장에게 따로 달라고 해도 된다.

간혹 와사비가 과다하게 든 스시가 걸리기도 하나, 맛은 대체적으로 괜찮은 편. 후식으로 먹을 만한 건 귤뿐인 것이 아쉽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밥알이 탱글탱글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밥알이 아주 약간 퍼진 듯한 느낌이 있다고 해야 하나. 쪄낸 밥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살짝 들 정도다.

계산하면서 슬쩍 물어보니 여자 손님이 30분 내에 33개 접시를 해치운 것이 이 곳의 최고 기록이며, 평균 17개 접시가량 먹고 간다고 한다. 이 날 우리도 사진 찍고 분위기 살피느라 평균치밖에 못 먹었다.

나오면서 살펴보니 가게 앞 대형 스크린에서 식당 안 현황을 생중계해 준다. 가게 앞에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때 그걸 보고 있으면 지루하진 않겠다.

스시 맛을 구분해 내는 절대 미각을 가진 이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메뚜기떼처럼 서민의 입맛에, 돈 걱정 없이 배 터지기 직전까지 스시 먹는 게 소원인 이들에게는 강추할 만한 집이다.

영업시간 : 점심 뷔페 11:30~14:00(제한시간 30분),저녁 뷔페 17:30~21:00(제한시간 40분), 02-579-3939

찾아가는 길 : 2호선 강남역 8번 출구

(옛)목화예식장 옆 대호빌딩 지하

가 격 : 점심 1만2000원, 저녁 1만3000원 (세금 10% 별도)

주 차 : 주차 가능, 발렛파킹 (1000원)

지영 / 브라운 메뚜기(조인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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