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중조직화 모델 제시… 최저임금문제도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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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한 전국여성노동조합의 조합원들(맨 오른쪽은 나지현 위원장).

“이제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문제가 노동문제의 한 부분을 여성·빈곤·노동의 전체 사회통합의 문제로, 많은 사회운동단체들의 운동영역으로 받아들여져 기쁘다”

나지현(44)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제21회 한국여성대회의 '올해의 여성운동상'에 전국여성노동조합이 선정된 것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은 남성중심의 주류 노동운동에서 여성의 이해에 기초한 여성노동조합을 결성해 성공적인 여성 대중조직화의 모델을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올해 여성대회에서 여성운동상을 수상하게 됐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권익개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중장년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의 실태조사를 실시해 노동계 최초로 최저임금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 위원장은 “청소 용역의 월급이 32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계기로 최저임금에 대한 조사작업을 펼쳐 전 사회적으로 최저임금 문제를 이슈화했던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소개했다. 그는 “청소용역으로 일하던 여성이 '사람취급을 한번도 못 받았다'고 이야기 할 때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문제가 우리사회 전체의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미숙 경기지부 학교과학실험보조원 지회장은 “지난해 7월 '초중등학교 비정규직 시행대책'에 따라 일당제에서 연봉제로 변경되고 출산·육아휴직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아직 문제점이 많긴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전국여성노동조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호텔 룸메이드로 일하는 김지영(가명)씨는 “서비스업계 노동자의 80%가 여성이지만 남성 주도권하에서 성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남성들이 많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인 최명임 88CC 분회장은 “잔디보호를 위해 겨울에 한달 동안 골프장을 휴장할 때에도 무급으로 쉬어야만 한다”며 “비정규직·특수고용직 관련 법을 개정해 '사람답게'살아갔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99년 8월 설립된 전국여성노동조합은 현재 10개 지역지부, 6개 업종회의, 70여개의 분회 및 지회에서 5000여명의 조합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임영현 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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