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8일부터 15일까지 신촌서 열려…7개 부문 80여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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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화가 윤석남이 그린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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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체코의 여성주의 감독 베라 히틸로바.

서울여성영화제가 올해로 7회를 맞는다. 지난해부터 다양한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젊음과 문화의 공간인 신촌으로 옮겨 열리게 된 서울여성영화제가 4월 8일부터 15일까지 신촌 아트레온극장에서 일 주일간 흥겨운 여성영화 축제의 자리를 마련한다.

매회 90% 이상의 높은 좌석점유율이 말해주듯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열띤 호응으로 열리고 있는 서울여성영화제는 여성의 지성과 감성으로 그려진 다채롭고 신선한 상영작으로 다양한 영화를 볼 권리, 선택의 자리를 제공해 왔다.

올해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최근 여성영화의 경향을 선보이는 '새로운 물결'과 십대들의 성적 정체성과 섹슈얼리티를 다룬 영화들을 소개하는 '영페미니스트 포럼' '여성영상공동체' '감독특별전' '한국영화회고전' '터키영화특별전' '아시아단편경선' 등 7개 부문에 걸쳐 80여 편이 상영된다.

아시아 지역 성매매 현장 고발하는 '여성영상공동체'주목

이 중에서 '여성영상공동체'는 영상매체를 활용해 여성주의 의식을 고취시키고 확장코자 하는 단체나 개인이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섹션으로 올해는 '아시아 지역의 성매매 현실과 현장의 목소리'를 주제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통이라는 명분으로 아버지가 어린 딸을 성매매 현장으로 내모는 현실을 9년간의 촬영을 통해 고발한 인도작품 '고속도로 창녀들', 어린 자식을 데리고 성매매 거리에 나선 여성을 통해 사회적 부패와 무능이 만연할수록 여성들에게 보다 가혹한 부담이 가해지며 반여성적 환경이 강화됨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란작품 '베일 속의 성매매'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일련의 영화들을 통해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한국 사회의 심각한 사회적 의제로 등장한 성매매 현실에 대한 성숙한 논의를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감독,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 등 한국영화계를 이끌어갈 젊은 여성감독들을 배출한'아시아단편경선'역시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외 총 181편의 작품이 경합을 벌였던 '아시아단편경선'부문에 올해는 국내 168편, 일본·중국·인도 등 해외 9개국에서 41편의 작품이 출품돼 총 209편이 경합을 벌이게 됐다. '아시아단편경선' 부문은 회를 거듭할수록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으며 다양한 형식과 주제의 영화들이 참가해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체코 첫 여성주의 감독 베라 히틸로바 특별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

제7회 여성영화제에서 주목할 여성감독은 바로 감독특별전이 마련된 60년대 체코 뉴웨이브의 중심 베라 히틸로바(Vera Chytilova)다.

그는 체코 최초의 여성주의를 영화전면에 내세운 감독으로 여성성과 젠더관계를 둘러싼 날카로우면서도 풍자적인 통찰들을 풍부한 상상력과 짙은 정치색으로 영화 속에 표현해 왔다. 히틸로바 영화의 특징은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들 각자가 보여주는 태도나 관계성을 사회적 맥락이나 심리적 지형도 속에 위치짓고 묘사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남성들의 무책임함과 자기중심성을 조롱하는 한편 여성들의 무력감과 변덕스러움을 꼬집기도 한다.

이번 특별전에서 상영될 영화는 히틸로바의 프라하영화아카데미(FAMU) 졸업작품인 '천장'(62)과 그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 준 '데이지'(66), 그리고 최근 작품인 '함정'(98) 등 대표작 5편이다. 이와 더불어 히틸로바 영화세계에 대한 다큐멘터리 '베라 히틸로바의 초상'(2004)도 함께 상영된다.

문의 : 서울여성영화제 사무국

02-583-3120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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