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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스틸, 2000)

내가 서정국 선생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품 안에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요소와 냉정하고 차가우면서도 인간적인 따뜻한 감성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나 갈대 등 식물의 줄기를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철로 제작하여 새로운 공간설치 작업을 보여주는 서정국 선생은 마치 화선지 위에 붓으로 그은 동양화에서 볼 수 있음직한 화법과 같은 기교로 선들을 3차원이라는 설치의 공간으로 끌어낸 새로운 감성을 보여준다. 화선지 위에 그려진 먹의 이미지가 갖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선의 느낌과 동양화적 여백, 그리고 대나무라는 소재가 갖는 강인함과 절개 등 동양화 폭에 담긴 한국인의 정신을 그대로 3차원의 공간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철과 같은 재료들은 화선지 위에 먹으로 그어댄 고요한 이미지보다 더 냉정하고 죽은 듯 감정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서정국 선생의 꿈틀거리는 생명의 줄기들은 재료의 죽은 감정을 유동적인 선과 감정을 담은 손으로 따뜻하게 살려내고 있으며, 무(無)의 공간 안에서 때로는 죽죽 뻗어나가고, 때로는 부드럽게 작용하며 사물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마디마디 대나무의 생장하는 줄기는 3차원의 공간 안에서 자생성을 가지는 자연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와 감동을 전해준다.

이은주/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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