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접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것인가. 이것은 직장과 직업을 선택할 때 종종 부닥치는 고민이다. 원하는 일을 하면서 대우도 좋다면 금상첨화이겠으나,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을 만나기란 참 어렵다. 커리어 컨설턴트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권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하고 싶은 일'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선택은 대개 '좋은 대접' 쪽으로 기운다. 하고 싶은 일을 택하고 싶지만 연봉과 직급, 직책, 근무환경 등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라'는 얘길 수없이 듣고 있음에도 막상 선택할 때는 현실적 조건을 우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선택은 결국 '재선택'을 낳는다. 하기 싫은 일,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일을 하게 되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아무리 연봉이 많고 근무조건이 좋은 직장과 직업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성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좋은 조건으로 입사해 일을 맡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결과가 좋지 않아 연봉이나 직급, 직책도 하향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대우가 좀 미흡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사람들은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된다. 이들은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많아도 피곤하지 않다. 남들보다 연구를 더 많이 하고 더 많이 고민하다 보면 성과는 좋아지고 만족감도 커지게 된다. 이런 사람의 연봉과 직급이 높아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최고의 직장은 일 하러 오기가 즐거운 곳이지 연봉을 많이 주고 근무환경만 좋은 곳은 아니다.

이직이나 전직, 혹은 졸업한 뒤 취업에 실패하고 있다면 자신이 어느 쪽을 택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기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면 지원서의 내용이 달라지고 인터뷰의 분위기도 바뀐다. 채용담당자도 이런 정도는 금방 알아챈다. 기업에서 적임자란 기술과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다. 헤드헌팅 회사에 접수돼 헤드헌터의 눈길을 잡아매는 이력서는 이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사람이 쓴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기업에도 중요하다. 매킨지컨설팅이 글로벌 기업의 임직원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사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핵심요소는 흥미로운 일, 훌륭한 회사, 매력적인 보상, 자기계발 기회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가끔 A분야에서 성과가 나빠 C급으로 평가를 받은 임직원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와 역할을 재조정하자 한 순간에 A급 핵심인재로 둔갑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임직원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직무와 직책을 조정해 주는 것은 좁게는 인사담당자, 궁극적으로는 최고경영자(CEO)의 핵심과제다.

헤드헌팅 '커리어케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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