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드라마, 영화 등…미디어 속 '가족주의' 각광

'말아톤''안녕, 형아'…영화계 '강한 모성' 앞세워

~a11-2.jpg

'아빠응원가'로 큰 인기를 모은 비씨카드 광고.

~a11-3.jpg

딸 결혼식에 가기 위해 나흘을 걸어가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엄마'.

경제가 어렵고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사람들은 '따뜻한 이야기'에 몰린다. '따뜻함'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 바로 '가족'이다.

최근 '가족주의'와 '모성'을 강조한 드라마와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업광고에서도 상품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대신에 '가족주의'를 강조한 광고가 히트를 쳤다.

탤런트 김희애가 어깨가 축 처진 남편을 위해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를 부르고 최예진(8), 세진(4) 남매가 CF에서 부른 동요 “아빠! 힘내세요∼우리가 있잖아요∼아빠! 힘내세요∼우리가 있어요”는 대히트를 했다.

비씨카드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이 노래는 유치원생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넘버원을 차지했다. CF를 만든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의 황재윤 대리는 “사회, 경제 전반적으로 어렵다 보니까 소비자들에게 힘을 주는 콘셉트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노래는 급기야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1월 23일 방송된 KBS드라마시티 '아빠! 힘내세요' 편은 배우 권해효를 내세워 '가족주의의 상실'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주말극은 아예 '가족주의'가 테마다. KBS는 김수현 극본의 '부모님 전상서'를 내보내고 있고 MBC는 '억척엄마' 고두심을 앞세운 '한강수타령'을 방영 중이다.

특히 두 드라마에는 '강한 엄마'들이 자식들을 돌보고 극을 이끌어 가는 중심에 서있어 눈길을 끈다. 문화방송은 올 봄 개편안에서 '연중기획 더불어 사는 삶-가족'을 통해 소외계층을 보듬고 위기에 처한 가족주의를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을 토대로 개혁드라이브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쪽은 아예 '모성애'를 전면에 내세워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전국관객 400만 돌파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말아톤'이 대표적인 예다.

자폐아 아들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하듯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초원이의 이야기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봉을 앞둔 '안녕, 형아'의 엄마도 암에 걸린 아들을 위해 '슈퍼우먼'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엄마'는 어지럼증 때문에 자동차를 타지 못하는 어머니가 막내딸 결혼식을 위해 꼬박 나흘을 걸어간다는 이야기가 주 내용으로 모성에는 한계가 없음을 보여준다.

정현숙 상명대학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드라마와 영화들은 살면서 겪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이 가족이라는 점을 보여주었기에 고달픈 세상에서 가족으로 위로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면서 “개인주의가 팽배할수록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이 제한되기 때문에 가족의 가치는 더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우리 사회는 이혼율 급증, 가정폭력 증가, 저출산 등으로 인해 가족이 어려움을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가 되기에는 역부족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림 기자ubi@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