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이 펄펄 내리는 혼잡한 출근길에 시민들은 양복을 말끔하게 빼입은 점잖은 세무공무원들이 현금영수증제도에 대한 팸플릿을 나누어주는 광경을 목격했다. 현금영수증제도가 시행된 지 거의 두 달 가까이 되었지만 아직도 소비자나 사업자 모두에게 제대로 인식되지 않아 자리를 잡지 못하는 까닭에 평소 지엄하신 세무공무원들이 길에 나선 것이다.

국세청의 홍보에 따르면 정말로 좋은 제도인데 왜 정착되지 못하고 있을까.

현금영수증제도란 5000원 이상의 현금 결제분에 대해 자신의 신분을 인식할 수 있는 신용카드 등을 제시하면 현금영수증이 발급되어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와 같이 소비자들은 매달 복권에 당첨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국세청은 자영업자들의 매출액을 노출시키기 위해 모든 소비행위에 신용카드 사용을 유도해 우리 국민들은 이제 무의식적으로 대부분의 소비행위에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때의 무분별한 신용카드의 발급으로 인해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 이처럼 크나큰 사회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용카드 사용을 정착화시켰는데 이제 와서 또다시 현금영수증제도 시행으로 되도록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물론 현금영수증제도의 취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소액의 지출분에 대해 자신의 신분을 인식시키고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와 똑같은 혜택을 주며, 이로 인해 상대방 사업자의 매출이 거의 완벽하게 노출되어 우리나라 세금 수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현금을 내면서 다시 신용카드 등을 제시해야 한다면 굳이 현금으로 결제할 필요가 있겠는가. 기왕에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야 한다면 그냥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말지. 또한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려면 그 사업장이 신용카드 가맹점이어야 하는데 동네 문방구, 슈퍼마켓, 미용실, PC방, 포장마차, 재래시장의 가게 등 주로 소액을 사용하게 되는 이런 사업장은 아직도 신용카드 가맹이 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소비하는 소액분에 대해서까지 매출액 양성화를 시키겠다는 현금영수증제도는 유명무실한 것 아닌가. 막대한 예산을 사용해서 굳이 현금영수증제도를 새로 만들기보다는 신용카드의 합리적인 사용 및 미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가맹에 더 많은 홍보를 하는 편이 돈도 덜 쓰면서 신용사회의 정착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받기 위한 절차를 좀 더 간편하게 하고 주로 소액이 사용되는 사업장에 대한 신용카드 가맹을 더욱더 독려하여 신용카드를 사용하든, 현금을 사용하든 소비자가 원하는 결제방법으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은경/

여성세무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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