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여검사 임용 역대 최다, 신규임용 판사 여성이 절반, 우먼 파워 여성 공무원 '으쓱' 등 최근의 전문 여성인력의 신장세를 보면서 나타나는 반응은 한 마디로 놀라움이다. '여풍(女風)'이 너무 강해서 놀랍다는 것이다.

여성진출과 관련된 기록 경신은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거의 모든 시험에서 여성들은 약진을 계속하면서 주위를 놀라게 해왔다. 국가고시뿐 아니라 기업체 입사시험, 중·고등학교 내신성적에서도 여성들은 상위권을 장악해왔다. 이른바 '실력' '공부'로 승부하는 모든 곳에서 여성들은 절대적인 비교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공부 열심히 하고, 시험 잘 보고, 업무실력 차곡차곡 쌓아가는 실력 향상 면에서는 여성들이 늘 더 성실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성실하고 똑똑한 여자들이 제 실력 발휘하기에 우리 사회는 이중적인 규범과 비합리적인 문화로 움직이고 있었다. 실력과 상식과 원칙을 주장하면 세상물정 모르는 왕따가 되기 쉬운 현실 속에서 여자들은 으레 주눅이 들고 포기하면서 살아왔다.

최근 몇 년간 여풍관련 뉴스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여성의 권익 향상도 있지만 우리 사회 전체가 합리성을 찾아가고 있는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2만 불 고지를 넘어야 할 시점에서 제 실력을 갖춘 참신한 여성인력 군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은 국가발전 차원에서 다행한 일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여성의 진출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지양성평등사회의 균형을 잡기에는 미진하다. 10대 기업 여성임원 비율이 0.73%에 불과하다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앞으로 여풍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지금 뉴스 망에 포착되지 않았지만 곧 막강한 여풍으로 소개될 잠재 여성인력 군을 우리는 감지하고 있다. 각 기업의 중간 간부들, 정치지망생들, 관리직 공무원들, 각계의 중간층 여성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서 중요한 요직에 들어가서 실력을 발휘하는 시간은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다. 넉넉히 잡아 10년 후 정도면, 명실공히 '여풍'시대라 부를 만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제 여성의 사회진출사는 '양의 시대'에서 '질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단지 몇 명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서 얼마나 오래, 얼마나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를 논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이다.

아울러 '질의 시대'에서는 여성들의 상위권 진출이 여성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질적 향상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자각이 병행돼야 한다. 구시대의 성공 인사 대열에 여성의 이름을 더한다고 할 때, 우리사회 여풍을 반겨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여풍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익한 수확이 있을 때 반가운 여풍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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