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경험 공유하며 '여성의 몫' 키워야

지금의 환경변화는 과거 어느 때보다 여성을 필요로 하며 여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조직의 관리스타일도 육성이나 지원의 특성을 강조하고 있어 이른바 '여성적 리더십'이 발휘될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적 리더십이 조직에 수용되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의 개인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여성 관리자는 조직에서 여성에 관한 이슈들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소상히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의 관리자 승진 비율은 어느 정도이며, 여성 관리자에 대한 남성 구성원의 편견에 대한 회사의 지원정책 및 태도 등에 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오랜 사회화 과정의 산물인 남성 우월적 태도는 직장의 수직관계로 이어져 여성의 순응을 요구하곤 했다. 가부장적 고정관념에 빠져있는 남성들은 회의석상에서 대화를 주도하면서 자신들이 여성을 배제시킨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

이제 여성 관리자들이 과거 자신들이 보였던 순응적 역할의 문제점을 기억하고 후배나 동료들이 그러한 역할의 관성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여성 관리자들이 기존의 남성적 규범에 더 이상 순응하지 않으려 할 때 조직의 게임법칙도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남성 중심적 조직에서 여성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에서 성공한 여성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고백하는 것은 다름아닌 여성들에 의한 지원 시스템이다. 여성 네트워크를 통해 여성 관리자들은 여성으로서의 강점과 성공을 서로 공유하게 되지만, 이런 협력과 지원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어야 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여성적 리더십의 창출과 재생산이 이루어지려면 현장에서 다양한 여성 역할모델이 제공되어야 한다. 즉 실무현장에서 발휘되는 여성의 리더십을 신입사원이나 후배들이 관찰할 수 있는 학습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성공한 극소수의 여성관리자들이 소위 '여왕벌'(queen bee)이 되어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기를 거부했었다. 그러나 이제 조직의 어떤 직급에 있든지 성공한 여성 관리자는 타 여성에게 역할 모델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자신이 가진 경험, 정보, 지원을 아끼지 않고 다른 여성들에게 제공하여 더불어 발전할 수 있도록 여성의 몫을 키우는 것이 참다운 리더십임을 깨달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성적 가치의 리더십이 조직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인사정책, 프로그램, 업무절차 등 조직차원의 체계적 지원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고 경영진의 지원은 여성적 가치의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공정한 평가 시스템 확립, 우수한 여성의 이사회 진입 기회 제공, 여성 리더십에 대한 전사적 지원 강화, 기업내 여성 네트워크 구성 지원, 소그룹 토론 및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훈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제 여성들의 직장 진입에도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므로 외형적 조건보다는 여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우선적인 선택기준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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