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이 지난 1월 발표한 '서울학생 학력신장 방안-초등학교 일제고사 부활'과 관련해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궁금증과 찬반이 분분하고 있다. 전교조 등 교육단체와 일부 학부모들은 서울시의 이번 방안은 사실상의 일제고사 부활이며, 이로 인해 사교육시장이 다시 확대되고 이제 뿌리내리고 있는 초등학생 전인교육의 싹을 자르는 것이라고 반대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현재 아이들의 기초학력이 부족하고, 학습에 대한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는 시험이 필요하다며 이번 방안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2월 14일 본사가 주최한 좌담회 '초등학교 일제고사 부활의 실상과 대안 모색'에서 참석자들은 현 정책의 문제점과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이번 방안이 가져올 여러 가지 우려와 함께 찬반 의견의 양분된 입장은 토론회 내내 평행선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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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행 : 이경자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사무국장

●일시·장 소 : 2005년 2월 14일

(사)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사무실

●토론자

방대곤 전교조 서울시 수석지부장

이학신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

차은미 서울 덕수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이경자(이하 사회) :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학생 학력신장 방안-초등학교 일제고사 부활'을 발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이학신(이하 이) : 일제고사가 아니라 '학업성취도평가'이다. 지난 1월 28일 발표되고 보름이 지났는데 언론에서 왜곡 보도돼 일제고사 부활로 알려진 것이다. 수행평가가 활동과 과정 중심이라 아이들의 학습에 대해 종합적 판단이 어렵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있어왔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기초학력 평가시험을 통해 아이들이 무엇을 이해하는지를 알아서 처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다.

사회 : 학력신장 방안이 나왔다면 학력저하가 되었다는 근거가 있나. 또 전국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데 전국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후 결정된 것인가.

이 : 다른 시나 도의 공감대를 얻어 결정한 것이 아니라 서울시 교육청의 특성방안이다. 학력저하에 대한 염려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있어왔다. 또 하위권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됐다는 조사도 있다. 이미 11개 시·도 교육청에서 학력평가는 하고 있다.

사회 : 지필고사에만 치중하지 않는 구체적 평가방안이 궁금하다.

이 : 교육청에서는 학교 스스로 평가의 시기·내용·방법·통지시기·통지방법을 모두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2학기에 평가하여 기초능력이 안 되는 아이들을 책임관리한다. 1,2학년은 기존의 수행평가로, 3,4학년 지필평가는 단답형이나 서술형의 평가로 문제해결과 창의력을 증가시키려 한다.

차은미(이하 차) :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방법을 펼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일제고사에서 순위를 매기지 않고, 어떤 평가에도 교사가 아이들을 칭찬하고 조언했으면 한다. 또 일제고사와 수행평가가 꼭 같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방대곤(이하 방) : 평가가 의무화된다는 것은 평가의 공정성 문제가 발생하게 돼 결국 애들을 성적대로 줄 세우는 일제고사를 부추기게 될 것이 뻔하다. 이제 막 뿌리내린 수행평가는 지필고사에 묻히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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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90% 찬성 아이들 창의력 등 유연한 평가 필요

차은미 서울 덕수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차 : 그런데 학부모 회의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90퍼센트가 찬성이었다. 잘하는 애들은 잘하지만, 노는 애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긴장감을 주기 위해 시험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사교육비가 학원 쪽으로 더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방 : 이미 검증된 사례가 영어이다. 영어를 학교에 교과과정으로 도입한 뒤 오히려 사교육시장에서 영어가 1위로 급부상했다. 또 '학습지 업체들, 고마워요 교육청' '증시가 교육의 영향을 받나?' 등의 보도도 이미 나왔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에서는 초등일제고사 과외전단지가 붙고 있다.

차 : 아이들이 등수가 아니라 창의적 생각으로 평가받는 방안이 필요하다.

방 : 대입수능이라는 일제고사가 유치원까지 영향을 미치는 우리 사회에서 학부모들은 성적에 연연할 것이다. 학년단위의 성취도 평가는 학급단위로 경쟁을 만들고, 교사들도 학급성적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 : 성적평가에서 순위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 학부모들도 인식 변화를 통하여 아이의 흥미 분야를 찾아야 한다.

방 :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그것을 따라오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수행평가이다. 요즘은 교과서 외의 다양한 방법과 교재로 가르친다. 그러나 일제고사가 시행되면 교사들은 동일한 진도와 방법의 교과서 교육만을 할 수밖에 없다.

이 : 평가의 기본적 개념은 교육과정의 일환이므로 교사가 가르친 것만 평가하도록 한다. 그러므로 학년, 학급당 문제를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의 학업성취도평가든 평가 이후 수행평가와 함께 학업성취도평가를 함께 내놓으면 된다.

사회 : 이제는 3,4학년부터 학부모들은 아이들 공부에 매달려야 한다. 선생님의 입장에서 볼 때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목표에 도달하는지 체크하고 지도할 수 있는지.

방 : 교사의 질, 교육환경의 낙후 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고, 인성교육의 확대보다는 학력저하에 대한 관심만 두고 있다. 아이들에 대해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교육청이 학부모를 얼러서 넘어가려고 한다.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이벤트적인 발표와 정책은 안 된다.

이 :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전문가로서 국가의 미래를 키워낸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책무성을 가져야 한다.

차 : 요즘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6∼7시간, 학원에서 2시간 이상을 보낸다. 아이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생각을 하고 친구들과 여가를 즐길 시간은 현재 1∼2시간 정도이다. 시험 성적 때문에 애들을 닦달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회 : 후속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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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지도 최우선 학부모·보조교사 활용 방법도 고려

이학신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

이 : 이번 학력신장방안으로 담임지도제를 최우선 방안으로 생각한다. 담임이 어려우면 학년지도제 방안으로도 가능하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의 성취도에 대해 적는다거나 학부모와 상담도 하고 학부모들이 학습부진아 지도의 보조교사로 참여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사회 : 교사의 책무가 과중하게 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이미 오후 5시 정시 퇴근에 익숙해 있고, 교직원노조도 만들어진 마당에 아무런 대가 없이 교사들을 초과근무 시킨다는 것이 가능한가.

방 : 학력신장방안이 나오고 후속조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했다. 예산을 보고 놀랐다. 학교당 2명에서 1명으로 기초학력부진 담당교사를 줄였다. 시간·공간적 여유도 부족하고, 아이들이 오후 3시 30분쯤에 하교하면 교사들은 퇴근까지 1시간 30분 동안 잡무를 처리하고 숙제도 체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방과 후 지도 시간이 책정되기는 힘들다.

사회 : 교장이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강사나 학부모를 이용할 수 있는가. 너무 이상적인 후속방안인 것 같다. 구체적 대안을 이야기해 보자.

이 : 학부모들도 학교와 협조하고 학교교육을 신뢰해야 한다. 또 경쟁적 사교육을 피하고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서 노력해야 한다. 교사들의 업무를 덜기 위해 다양한 예시문항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각 지역청 별로 학력신장위원회를 두어 문항의 종류와 난이도를 다양하게 할 수 있게 했다.

방 : 서울시가 발표한 학력을 보면 교과지식, 창의력, 성취능력, 사고력, 자기관리능력 등으로 교과과정을 넘어서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놓은 방안은 인지적 능력의 관점에만 중점을 두었다.

차 : 사실 하위권 학생들을 기준으로 학력저하를 염려하는 것은 다수 아이들의 희생을 불러올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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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습능력 상승 의욕은 30위권 밖 학습과잉 후유증

방대곤 전교조 서울시 수석지부장

방 : 한국 학생들에 대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한국 초등학생의 학습성취 능력은 상승하고 있지만 학습의욕은 30위권 밖으로 나왔다. 이것은 아이들이 학습과잉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차 : 과학과 같은 과목에서 실험노트를 만들어 선생님의 조언을 담는다거나 관찰노트를 만들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특히 정부가 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초등학교에 대한 예산이 증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교사들이 힘들다면 학부모를 교통지도 외에도 보조교사로 더 많이 활용하는 등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를 균형있게 해주었으면 한다.

방 : 지필고사를 통한 가시적인 평가가 교육부가 말하는 학력신장의 방안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오히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행평가의 문제점 극복을 통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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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듯 시행 말고 시범운영 실시 등 시행착오 줄여야

이경자 인간교육실현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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