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실시된 2005년 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강원대, 서울대, 숭실대, 인천대, 한성대, 홍익대 등에서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어 대학가에 '여풍(女風)'을 일으켰다. 특히 강원대, 서울대, 인천대에서는 개교 이래 첫 여성 총학생회장이 탄생했다. 2000년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에 정나리씨가 당선되며 대학 첫 여성 총학생회장으로 화제를 모은 이후 속속 여성 총학생회장의 탄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이 이끌어 갈 2005년 계획을 들어본다.

등록금 협상 첫 과제 '좋은 결과'위해 구슬땀

'이동찻집'으로 교감 넓히며 성평등 실현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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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경 강원대 첫 여성 학생회장(왼쪽)은 부총학생회장인 김재근씨와 함께 학생회와 학생들 간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개교 57년 만에 첫 여성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양인경(23·식물응용과학부 원예4)씨는 방학 동안에도 학교에 나와 학생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학생회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달리고 있다. 현재 양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학생들의 큰 고민이기도 한 등록금 협상 문제. 그는 “학교 측과 등록금 협상을 잘 이끌어 내기 위한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풍물동아리 '놀이패 한마당'활동을 하면서 학생과 학생회 간에도 충분히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주변의 권유에 힘입어 선거 출마를 결심한 양인경씨는 부회장 후보인 김재근(27·사범대 과학교육3)씨와 '일촌맺기'선거본부로 나와 지난해 11월 23, 24일 진행된 투표에서 51.9%의 득표율로 상대편 후보와 1000여 표 차이를 벌리며 당선됐다. 남학생이 56%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재적인원 1만 1151명 중 6377명이 투표해 57.18%가 참여한 선거에서 3310표를 얻어낸 것이다.

양씨는 처음에 개교 최초의 여성 후보를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선거 유세를 할 때 “여자가 왜 나왔어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여성 후보라는 부분보다 학생회 활동에 열정을 갖고, 보다 나은 학생회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평가해 달라고 강조했다고. 양씨는 “선거운동을 할 때 학생 한 명마다 눈을 마주치며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진심을 전달한 것이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 같다”면서 “사람의 진심은 통하는 것”이라며 당선 이유를 자체 평가했다.

“첫 여성 총학생회장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큰 기대와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기억하면서 2005년 '열려있는 총학생회'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양씨는 현재 학생회와 학생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학우 만나기 사업으로 따뜻한 차나 시원한 음료수를 준비해 학생들과 직접 만나 속시원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일명 '이동찻집'을 준비, 학생회가 학생회에 참여하는 몇몇 학생들만의 학생회로 인식되는 풍토를 바꾸겠다고 전했다.

양씨는 “2005년엔 남성과 여성의 성평등 실현을 위한 성평등 위원회를 만들어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며 대학 내 성평등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이와 함께 교육대책위원회 등 위원회 사업들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임영현 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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