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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희 동작중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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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

학부모와 학생, 교사는 촌지에서 자

유로워지고 싶다. 스승의 날을 맞아

또한번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른 촌지

실태와 근절방안에 대해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대담:박유희 동작중학교 학교운영위원

회 운영위원장,오성숙 참교육을 위

한 전국학부모회 회장

박유희:새정부 출범후 김대중 대통령

이 강력한 교육개혁을 표방하고 개혁

성향의 이해찬 의원이 교육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그 어느때보다 교육개혁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큰 것 같습니

다. 입시지옥에 빠져 있는 학교 교육

을 정상화 시키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

만 학교교육부패의 온상인 촌지수수

관행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

가 아닌가 합니다.

지난 4월초에 학부모회 연수를 다녀왔

습니다. 연수회에서 여러가지 의견들

이 오고갔지만 그중에서도 학부모들이

중요하게 거론했던 것은 역시 촌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촌지 문제가 거론

될 때마다 선생님들은 아무것도 받지

않기로 했으니 학부모들께서도 협력해

달라고 말씀하시지만 이같은 모습은

해마다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학부

모들이 촌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선생님들은 납작 엎드리는 자세를 취

하므로써 학부모들이 더이상 얘기를

못하게 한다는 인상을 매번 받습니다.

오성숙:문민정부 초기, 사정바람이

불면서 학부모들의 학교 출입 자체를

막은 적이 있습니다. 이때 학부모들은

비로소 촌지가 없어지나하는 기대를

했었지만 개혁바람이 사그러들면서 촌

지관행이 지속되었습니다. 이같이 촌

지수수가 수그러들지 않는 데에는 열

악한 교육환경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

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교사의 관심

과 보살핌을 받기를 원하는데 교사들

은 과밀학급으로 인해 개별적으로 신

경써줄 수가 없는 상황이죠. 내 아이

가 선생님의 배려 속에서 학교생활을

재밌고 즐겁게 하도록 부탁한다는 것

이 촌지관행으로 정착되었다고 봅니

다.

박:어떤 분이‘촌지는 인질극’이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장 순수해야 할

곳에서 아이를 볼모로 이루어지기때문

에 더 비극적입니다. 제 경우 한번도

촌지를 준 적이 없지만 선생님 앞에

서면 내가 촌지를 안가지고 왔다는 어

색함이 들고 촌지를 내밀고 뒤돌아 서

는 엄마는 얼마나 처량할까하는 생각

이 교차합니다. 촌지라는 나쁜 기류

때문에 선생님하고 편안하게 눈을 마

주치고 내 아이에 대해서 얘기할 수

없는 것이죠.

오:새 교육부 장관이 촌지근절에 대

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IMF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워짐에 따라 촌

지를 들고 가는 학부모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대신 부모들이 학교를 못가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촌지

를 안들고 가면 학교를 못간다는 생각

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죠. 이는 곧 촌

지를 줄 여유가 있고 근절의지가 조금

만 약해지면 언제든지 촌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박:일부에서는 소수의 그릇된 선생들

에 의해 다수의 죄없는 선생들까지 도

매급으로 평가된다고 하는데 다수의

선생님들이 앞장서서 촌지라는 고질병

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로 동참하는 것

이 옳다고 봅니다.

오:촌지받는 교사를 중징계해서 촌지

를 받지 않는 교사들이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

다. 그러나 그동안 교육부는 사건을

축소 무마해서 넘기려는 경우가 뭬?

학부모들을 실망시키곤 했는데 앞으로

는 중징계 처리함으로써 촌지받지 않

는 선생들이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박:촌지에 관해서는 학부모도 책임을

면할 수가 없습니다. 받는 쪽 뿐만 아

니라 주는 사람에 대한 처벌도 강구해

야만 촌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동감입니다. 학교장 명의로 촌지

안받는다는 가정통신문만을 보낼 것이

아니라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위원장

명의로 촌지를 주지 말자는 내용을 보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촌지주는 학부

모는 학교운영위에서 공개, 학부모회

임원이나 학급임원이 될 수 없도록 하

는 것도 한 방법이죠.

얼마전 교육부가 교장 교감 승진과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 학부모를 참여

시키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매우 환

영할만한 조치입니다. 촌지를 많이 받

는 교사일수록 반배정이나 학년배정에

서 노른자위 학년을 맡고, 나아가 승

진이나 전출, 인사고가를 유리하게 받

기 위해 위해 교장에게 촌지를 바치고

있습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교사가

학교장에게 식으로 먹이사슬이 형성되

어 있죠. 학부모에 의한 학교장과 교

사평가가 이루어지면 학부모를 의식하

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촌지를 없애

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봅

니다.

박:이번 조치는 환영할 만한 것이기

는 하지만 우려되는 바도 없지 않습니

다. 어떤 학부모가 평가에 참여하느냐

에 따라 평가의 공정성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학교운영위에 참여

하고 있는 학부모들 중에서 대표를 뽑

을 것 같은 데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

부모위원 선출이 학교장에 의한 일방

적인 임명 등 비민주적으로 치닫고 있

기 때문에 학부모에 대한 철저한 검증

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오:민주적인 선출과정을 거친 사람이

교사에 대한 평가를 해야지요. 개인적

인 견해로 평가에 임하지 않기 위해서

는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치도록 하

는 세부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좀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학교운영위원회

의 위원이 재심위원회에 참가할 확률

이 높기 때문에 학교운영위원회의 민

주성과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

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박:의왕시 어느 학교에서는 학교장이

해마다 입학식에서 촌지를 받지 않겠

다는 뜻을 밝혀 촌지 없는 학교가 됐

을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자발적으

로 학교발전기금을 모아 교육환경개선

에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학교

같은 경우는 발전기금이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져 성공한 케

이스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자발적

인 모금이 아니라 갹출로 이루어져 학

부모들에게 또다른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학교발전기금은 어디까지나 자발

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기부금에 대

한 예결산은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박:여기에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

학부모들의 민주역량인데 이점에서 부

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민

주역량을 키울만한 기회도 가져보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그것이 우리사회의 병폐입니다.

권위적인 교육환경으로 토론문화가 정

착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죠. 민주적인 학교를 위

한 교육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지금은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

를 기대하기 보다는 학부모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연스럽게

학교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지난 4월 학부모회 주최로

처음으로 학부모 연수를 가졌는데 학

부모들의 호응?아주 좋았아요. 연수

회라고 하면 산업체 시찰이나 놀러가

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교육문화를 주

제로 여러가지 강론과 자유토론 시간

을 갖고 사업계획도 함께 논의하면서

참여의식을 높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이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오:학부모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교양

강좌를 개최하고, 학교내 자원봉사 활

동도 펼쳐나가면서 교육개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할 것 같습

니다.전에는 학교의 부당한 처사를 교

육청에 고발해봤자 해결되지 않으니까

아예 문제제기도 안했지만 요즘은 교

육비리 척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높

고 정책결정과정에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니 올바른 학부모들이

나서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박:촌지에 대한 부담감 없이 학교를

방문하기 위해서 학부모와 선생님이

자유롭게 아이들에 대해 상의할 수 있

는 공개된 상담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가정에서의 보는 아이와 학교에서

보는 아이의 행동은 다를 수가 있습니

다. 하지만 촌지라는 걸림돌 때문에

제대로 교사와 학부모의 만남이 이루

어지지 못하다보니 인성 교육이 제대

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례적인 학

급 학부모회를 열어 자녀의 학교생활

과 학교 운영, 학과 과정 등에 대하여

상의할 수 있도록 하면 학부모들이 부

담없이 학교교육에 참여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박:얼마 있으면 스승의날입니다. 또

다시 학부모들은 얼마나, 어떤 선물을

들고 가야할 지 고민하고 있을 것 같

군요. 참교육학부모회에선 스승의날을

2월달로 옮기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

으로 알고 있는데요.

오: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아이들

을 가르치고 난 1년 후에 표시하자는

뜻에서 2월 스승의날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5월 학기 초에 하는 것은

감사의 뜻보다는 내 아이를 잘 봐달라

는 촌지의 의미가 강하죠.

박:과연 효과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왜냐하면 새학년 인수인계

할 때 아이들과 학부모에 대한 정보도

함께 새 선생님에게 전달되고 있기 때

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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