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사고와 글쓰기의 훈련장… 부모 도움 필요해

어른이 되면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을 꺼내보며 미소 짓게 마련이지만 아이들에게 일기 쓰기는 지겹고 재미없는 숙제일 뿐이다.

최근 초등 인터넷 학습지인 하우키닷컴이 전국 초등학생 7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7%인 368명이 가장 싫은 방학숙제로 일기를 꼽았을 정도. 최악의 숙제라는 방학일기를 밀리지 않고 즐겁게 쓰고, 또 일기를 생활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쓸거리를 찾아라

부모와 함께 하루 동안의 일들을 시간이나 장소별로 혹은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거나 자유롭게 적은 뒤 제일 좋았던 것, 제일 화났던 것 등 당시의 감정을 중심으로 골라내는 방법을 통해 소재를 찾을 수 있다. 같은 사건도 느낌과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아이가 깨닫도록 평소 독서와 대화를 통해 사고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형식에 따라 글을 써 보자

날짜와 제목까지 쓰고 아이의 연필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면 서두-본문-결말의 형식을 훈련시켜 본다. 각 부분의 요약을 먼저 생각한 뒤 풀어쓰게 하면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문장과 문단의 짜임새가 나아지도록 아이와 함께 글을 다듬어 보자. 기행문, 편지 등 다양한 형태를 시도하는 것도 흥미 유발의 한 방법.

밀리지 않게 하려면 당근이 필요하다

일기는 시간이 지나면 귀중한 자산이 되지만 매일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고역이므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영어일기는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일기 쓰기'(조선일보사)를 지은 신현숙씨는 처음에는 몇몇 낱말이나 일부 문장만 영어로 써 볼 것을 권한다. 다른 사람이 쓴 영어 일기나 교과서의 표현을 반복해서 익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모도 함께 쓰자

일기가 좋은 것이라면 왜 어른들은 안 쓸까. '아이들을 위한 부모의 일기 쓰기(Before You Forget-The Wisdom of Writing Diaries for Your Children)'의 저자인 켈리 듀마는 부모의 일기가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소중한 선물이 되기도 하지만 부모 자신의 인성 발달에도 좋다고 말한다.

저녁시간, 아이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함께 일기를 써 보자.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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