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활동가 5명 결성

학교 돌며 자국의 문화 알려연내 문화사랑방·도서관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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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들. 왼쪽부터 네팔에서 온 씨디, 이란주 대표, 구본희씨, 이완 사무국장, 미얀마에서 온 뚜라.

“이주 노동자가 한국에 들어온 지 1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한국 사회가 한민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경기를 일으켰다면 이제는 서로 적응하고 존중하는 상태로 질적 발전을 해야죠”

외국인이주노동자 지원 단체인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이란주(37) 대표는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은 장애인, 여성, 빈민 등 소외계층의 범주에 포함되면서도 그 가운데 가장 하위에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 사회의 인권상황을 알고 싶다면 재소자와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생존 현실을 보라'고 한때 프랑스의 외국인 이주노동자였던 언론인 홍세화씨는 말했다. 재소자들은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아 아예 관심 밖에 있고, 가난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은 마치 '돈 벌러 온 동물'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라는 그의 일성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절감하는 가장 큰 차별은 그들의 문화를 열등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우리 안의 폭력성'이다.

이 대표는 “우리 사회의 차별적인 인식을 통해 나오는 제도들은 이주노동자들 스스로도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며 “공장에서 일할 때도 폭언, 폭력이 비일비재할 뿐만 아니라 술 안 마시고 돼지고기 안 먹는 무슬림들에겐 한국의 일반 술자리 문화조차 폭력”이라고 전했다.

이들을 찾은 1월 3일 마침 파키스탄 노동자 알리(35)씨가 산재 처리와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알리씨는 회사에서 일하다 기계 밑에 빠져 허리를 다쳤지만 회사 측에선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태다. 경계심 가득한 눈빛을 보이던 알리씨는 “한국 사람은 너무 좋은데 회사 사람은 너무 나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대표는 연수생관리업체와 전화 통화로 실랑이를 벌이다 “회사가 연수생을 내쫓고 이탈 신고해 불법 체류자로 만들었다”며 “회사에선 거짓말을 하고 연수생관리업체는 이들을 방치한 채 민간단체로 보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완(32) 사무국장은 “말 못 하고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회사가 비자를 빼앗고 내쫓으면 그만”이라고 전한다. 이 사무국장은 “한국인들은 이주노동자들을 가난한 나라에서 온, 무시해도 되는 계층으로 취급한다”며 “한국인에게는 당연한 지원도 외국인 이주노동자에게 가는 것은 못마땅해하는 한국인들이 아직 많다”고 지적했다.

동정은 하되 공존은 꺼리는 우리 안의 차별 의식. 2004년 5월 문을 연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수혜의 대상이 아닌 문화의 주체로 보고 그들이 직접 자신들의 문화를 한국인들에게 '말하도록' 지원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해 자신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강의하도록 하는 다문화 교육이 그것이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부천의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에 '문화사랑방'과 '공장을 찾아가는 도서관'을 짓는 사업을 올해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제도를 뒷받침하는 우리 사회의 차별적인 인식을 없애는 한편 이주노동자들 스스로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 사회 속에서 우리 문화가 소외되고 열등한 문화라고 생각해오다 직접 강의를 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한국인과 이주노동자들이 각자의 다름을 확인하는 단계지만 이를 넘어 서로 알아가고 공통점을 찾는 방향으로 가야겠죠” 미얀마에서 온 활동가 뚜라씨의 말이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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