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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 기자 leephoto@womennews.co.kr

“현재 경제불황의 원인은 IMF 관리체제 극복을 위해 2000년과 2001년 개인소득 수준을 넘어선 소비행태를 정부가 조장했고, 이에 국민들이 휘둘리면서 발생한 것이다. 결국 지금은 나라 전체가 채무 조정 상황으로 쓸 돈이 없는 내수붕괴 상황이다”

국내 최초의 여성 외환딜러였던 김상경(55) 여성금융네트워크 회장이 내린 경제불황에 대한 단적인 진단이다.

2003년 1월 출범한 여성금융네트워크는 김세진 산업은행 실장, 송미자 농협 지점장, 임영진 HSBC 본부장,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PB센터장, 유니스 김 한국씨티은행 상무이사 등의 여성 금융 리더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금융계 지점장급 이상의 여성 금융인 110명이 참여하고 있는 여성금융네트워크는 사업체 단위의 조직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 개인들의 멘토링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금융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여성금융인력 활성화 방안 간담회'를 갖고 여성 금융인의 향상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이제는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에 있어 양적인 것보다 질적인 향상에 주력해야 할 때”라며 “고위관리직 여성진출을 보장할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하며, 여성 자신도 지식·태도·기술 3박자가 어우러지는 리더십의 체계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직장 내 여성 멘토링에 대한 소신은 외국 사업체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인사위원 시절 인사 정책에서부터 드러났다. 그는 “똑같은 실적으로 보이는데 인사명단에 여성이 빠져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직접적으로 그 여성이 남성보다 나은 점을 주장하고 추천해 승진시켰던 일이 기억난다”며 여성 멘토링의 중요성을 강변했다.

그는 “청소년시기의 탄탄한 경제교육이야말로 불황을 이기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금융네트워크의 주력 사업으로 어린이 경제교실 '주니어 어치브먼트(Junior Achievement)'후원사업을 실행한 것도 이러한 그의 신념과 무관치 않다. 그는 “주니어 어치브먼트는 1919년 미국에서 설립돼 현재 113개국 5000만 청소년들에게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단체”라며 “한국에는 2002년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설립, 시장경제·기업경영 이해·기업가 정신 함양·직업교육·합리적 소비생활·기업 윤리의식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나는 나를 베팅한다'라는 책으로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했던 그는 현재 가정법률상담소에서 '경제계획과 설계'에 대한 무료 강의를 맡고 있다.

그는 77년부터 93년까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은행(American Express Bank) 서울지점 이사, 94년 뱅크오브차이나(Bank of China) 서울지점 치프 딜러(Chief Dealer) 등 금융업계의 큰 별로 활약했다. 이후 20여년간 몸 담아온 직장을 그만두고 95년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을 설립해 금융감독원·은행·기업 등의 교육생들에게 국제금융과 신용분석 등 금융에 관한 교육과 컨설팅, 국제거래 신용리스크 분석과 대응 방안 자문 등 종합적인 컨설팅 업무를 펴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금융감독원 금융제재심의위원회 위원, 기획예산처 투자풀운영위원회 위원 등 금융정책 분야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

정명희 기자 ANTIGO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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