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모녀 사이에 오고 간 글 모음집

'엄마와 나''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

'어머니'만큼 아름답고 희망이 담긴 단어가 또 있을까. 한국의 어머니로부터 삶의 용기와 진실을 찾는 책 두 권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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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책은 동화작가로, 평화운동가로 실천적 삶을 살아가는 데 열심인 박기범이 쓴 '엄마와 나'다. 글을 못 배운 어머니들을 위한 어머니학교에 아들과 어머니가 나란히 들어가 엄마는 학생으로, 아들은 교사로 지내며 같이 쓴 일기를 묶은 책이다. 훌륭한 일기 글의 본보기로 2000년 전태일문학상 생활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책의 미덕은 한 사람의 일기가 어머니가 살아온 길을 만나 한 가족의 역사가 되고, 그것이 곧 어머니 세대 삶의 충실한 기록이 된다는 점이다. 박기범의 '엄마와 나'는 한 가족을 넘어서 모든 어머니들의 역사서가 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앉은뱅이 책상에 마주 앉아 함께 글공부하는 모자의 모습에서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사랑이, 한 인간으로서의 엄마의 인생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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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가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라면 또 하나의 책 '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다. 주부, 공무원, 수녀, 교사, 시인, 학생 등 20여명의 평범한 한국 여성들이 수필, 동화, 소설 등 다양한 글로 어머니에 대해 쓴 글을 모은 책이다. '엄마와의 삼칠일'은 아들이 귀한 집에 둘째딸로 태어나 온갖 박대와 설움을 받으며 자란 딸이 산후조리를 해주러 온 친정엄마와 함께 지내며 엄마의 심정을 알게 돼 애증을 풀게 되는 이야기다. 모녀의 애증이 담긴 이야기도 있다. '엄마의 거울'에선 사업의 실패로 몰락한 삶을 살게 됐지만 현실을 인정치 않고 거울만 들여다보는 엄마를 용서 못하는 딸이 어느 날 거울을 보다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하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1년에 한번씩만 집에 들러 노모와 하룻밤을 보내는 수녀가 된 딸, 원치 않는 결혼으로 불행했던 자신의 삶 때문에 수녀가 되겠다는 딸을 말리지 못했던 어머니의 이야기는 울림이 큰 감동을 준다. 세속적 삶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수녀가 된 딸을 보는 엄마의 복잡한 심경, 어머니와 딸의 관계에 존재하는 미묘한 사랑과 갈등, 희망과 실망이 교차하는 '모녀의 하룻밤' 등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가 곧 나 자신(딸)이며 우리 자신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엄마와 나'(박기범 글/ 보리출판사/ 9000원)

'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김인숙 외 글/큰나/ 9000원)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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