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성공은 영부인 하기 나름”

역대 43명의 미 대통령 부인 정치적 수행능력 종합적으로 비교평가

레이건 행정부 시절 백악관 핵심요인이었던 존 로버츠 2세는 지나대학 연구소의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평가 작업을 토대로 '위대한 퍼스트레이디 끔찍한 퍼스트레이디-대통령을 만든 여자들'(김형곤 옮김, 선인 )을 썼다. 이 책은 97년 라이딩스-머기버 대통령 여론조사팀이 발간한 '위대한 대통령 끔찍한 대통령'의 상대적 개념을 갖고 있으며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아내 마사댄드리지 커티스 워싱턴부터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아내 로라 웰치 부시까지 43명의 퍼스트레이디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책이다.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퍼스트레이디. 이 책의 핵심은 퍼스트레이디들의 정치적 수행능력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대통령들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영향력을 발휘한 퍼스트레이디의 정치적 자산, 현안에 대한 관심과 현실적 개입, 외교와 국가 정책 수립에 있어 능력발휘, 정치적 선거운동이나 선거과정에서의 역할 등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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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의 최고 정치파트너 1, 2위로 뽑힌 앨리너 루스벨트와 힐러리 클린턴.

평가 결과 1위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부인인 앨리너 루스벨트가 차지했다. '여성민주뉴스(Women's Democratic News)'의 편집장으로, 라디오 패널로, 대중교통, 공공주택, 노동자의 권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의운동을 한 운동가의 경력을 바탕으로 앨리너는 대통령 선거운동 본부에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소아마비라는 신체적 약점이 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또한 대공황과 2차대전이라는 미국이 직면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앨리너는 남편 프랭클린과 동등한 입장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것에까지 미쳤다. 퍼스트레이디로서 그녀는 정치적·사회적 활동의 모든 장벽을 깨뜨리며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로서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줬다.

'공동 대통령'으로 정치력 발휘한 힐러리 클린턴은 2위 차지

2위는 빌 클린턴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이 차지했다. 힐러리는 여러 차례의 섹스 스캔들과 실패한 정책으로 추락하던 남편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 추진력과 대중적 인기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정치력을 지닌 퍼스트레이디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공동 대통령'으로 확대한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3위는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의 아내인 아비게일 스미스 애덤스다. 아비게일은 미국 최초의 근대적 퍼스트 레이디로 새롭게 출발하는 공화국의 각종 정책과 정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적어 언론에 투고했다. 또 존 애덤스 대통령이 헌법을 기초하는 데 있어서 여성의 권한이 포함되도록 압력을 넣었다.

링컨은 대통령 중 1위·부인 토드는 사치벽으로 영부인 중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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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퍼스트 레이디 평가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매리 토드 링컨(오른쪽)과 워렌 하딩. 누구도 못 말릴 사치벽과 권위만 앞세운 것이 최대 감점 요인이다.
반면 꼴찌는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링컨 대통령 부인인 매리 토드 링컨이 차지했다. 폭력적 성격과 탐욕, 대통령의 부인이 될 야심을 갖고 있었던 매리 토드 링컨은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무절제한 사치로 비난을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의 아내 낸시 레이건도 독단적 권력을 행사하고 사치를 일삼아 끝에서 두 번째 순위를 받았다. 꼴찌에서 세 번째를 차지한 플로렌스 하딩의 경우도 정치적 파트너로서 퍼스트레이디의 역할보다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퍼스트레이디로 향락과 사치의 생활을 영유한 것이 큰 감점 요인이 됐다.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역대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평가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남편도 위대하고 아내도 위대한 경우가 있는 반면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워렌 하딩 대통령의 경우처럼 남편도 끔찍하고 아내도 끔찍한 경우도 있다. 남편은 끔찍하지만 아내는 위대한 경우도 많다. 퍼스트레이디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힐러리 클린턴이 바로 그 경우다.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은 23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9명의 대통령과 더불어 9명의 영부인이 있었다. 하지만 역대 영부인에 대한 작업은커녕 역대 대통령에 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평가 작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성공적인 역할모델로서 대통령, 영부인을 얻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역대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평가 작업이 우리에게도 절실함을 시사하는 책이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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