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자, 손숙, 김성녀, 양희경, 윤석화, 김지숙 등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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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시작될 '2005 여배우 시리즈'의 주역들. 왼쪽부터 '로젤'의 김지숙, '19 그리고 80'의 박정자, '셜리 발렌타인'의 손숙, '벽 속의 요정'의 김성녀, '위트'의 윤석화, '늙은 창녀의 노래'의 양희경.

문화 불모지 강남에 우리나라 대표 여배우 6인방이 뜬다. 새해를 맞아 PMC프로덕션(대표 송승환)이 야심만만하게 준비한 '2005 여배우 시리즈'가 바로 그것. '여인 연극열전'으로 불리는 '2005 여배우 시리즈'는 2월부터 1년 동안 우림청담씨어터에서 열리며 박정자(62), 손숙(60), 김성녀(55), 양희경(52), 윤석화(49), 김지숙(49) 등 한국 연극계의 내로라하는 여배우 6명이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위트''벽 속의 요정''셜리 발렌타인''19 그리고 80''늙은 창녀의 노래''로젤'등…여배우 6인방 대표작 릴레이

2월 11일부터 3월 27일까지 릴레이 공연의 첫 테이프를 끊는 주자는 윤석화. 윤씨는 마가렛 에디슨의 작품 '위트'로 무대에 오른다.

2001년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작품은 50세의 미혼 여교수가 자궁암에 걸린 사실을 안 다음부터 따뜻한 사랑을 배워간다는 수작으로 한국 초연이다. 윤씨는 “워낙 좋은 작품으로 대학로 정미소극장에 올리기 위해 준비했지만 '여배우 시리즈'의 취지에 공감해 일정을 바꿔 무대를 옮겼다”고 말했다. 여주인공의 암투병 과정을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윤씨는 실제로 삭발까지 감행할 예정이다.

두 번째 작품은 마당극의 대모 김성녀(54)의 '벽 속의 요정'. 김씨는 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한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모노드라마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 여자가 벽 속의 요정에 얽힌 슬픈 이야기를 들려줄 이번 무대에서 김씨는 할머니부터 어린이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하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 연극을 보는 관객 중에 그 때의 나 같은 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이게 된다”는 손숙(60)이 '셜리 발렌타인'이 되어 돌아온다. 94년 김동훈 연출로 무대에 선 이후 두 번째다. 현재 삼성동 코엑스 아트홀에서 '어머니'를 공연 중인 손숙은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10년 전 공연 때는 흥행에선 참패했다”며 “이번에는 영국 초연 연출가 루이스 길버트를 초청해 중년여성의 일상과 권태로움을 섬세하게 그려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리즈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 중 맏언니 격인 박정자(62)는 대표작 '19 그리고 80'에서 사랑스런 괴짜 할머니 모드로 변신한다. 2002년부터 공연해온 이 작품으로 다시 관객과 만나는 박정자는 “괴짜 할머니의 예쁜 사랑이야기를 여든 살이 되는 그 날까지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송과 무대로 종횡무진해 온 양희경(50)은 지난 95년 초연된 송기원 원작의 '늙은 창녀의 노래'로 연극무대에 컴백한다. 양씨는 “TV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가 다시 무대로 돌아온 작품이라 애정이 깊은 작품”이라면서 “이번 여배우 시리즈가 강남에 연극붐을 불러오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마지막 주자는 '로젤'로 무대에 서는 김지숙(48). '로젤'은 지난 91년 초연 이후 2300여회에 이르는 공연으로 1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불러모은 김지숙의 대표작품이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로젤'로 '여배우 시리즈'에 참가한 김씨는 “내년은 나의 연극무대 데뷔 29년이 되는 해”라면서 “독립운동 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다시 선 뒤 뜻깊은 30주년을 맞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문화 불모지 강남에 문화 단비 뿌릴 예정

'여배우 시리즈'를 기획한 PMC프로덕션의 송승환 대표는 “관객들로부터 멀어지는 연극에 힘을 실어주고 문화 불모지 강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여배우 시리즈를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다”면서 “이를 위해 여섯 배우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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