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그동안 내가 해 온 일들과 해야 할 일들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좋은 부모역할이 아닌가 싶다. 연말이 되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부모들이 늘었는지 부모를 위한 리더십이나 부모교육 강의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교육을 나가면 나는 부모들에게 물어본다. '무엇을 가지고 가려고 이 자리에 모였느냐'고. 대답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아이가 자기가 바라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매우 명쾌한 해답을 준다. '아이가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부모의 역할은 사실 매우 쉽고 간단하다. 부모가 먼저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면 된다'고 말이다. 부모 교육은 어린이나 청소년 교육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일단 필기도구를 가지고 온 부모가 거의 없다. 맨 앞자리는 늘 비어있으며, 나의 질문에 대해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만일 참관 수업에 가서 댁의 자녀들이 지금 당신과 같은 모습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물으면 모두들 쑥스러움에 웃고 머리를 긁적인다.

아이들을 보면 부모가 보인다. 친구 때리는 아이들은 한 번이라도 맞고 자란 아이다. 잔소리가 많은 아이는 늘 잔소리를 들으며 자란 아이다. 소리치는 아이는 집에서 늘 부모가 소리를 지른단다. 캠프에서 돈타령 하는 아이들의 부모는 아마도 아이를 학원에 보내며 '이게 얼마짜리 학원인데 네가 학원을 빼먹느냐'고 소리지를 게 뻔하다. 책 안 읽는 아이들의 부모는 일년이 가도 책 한 권 읽지 않는다.

아이가 처음 걸음마를 뗄 때 감격하고 칭찬했던 것처럼 그 아이 자체에 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차량을 운행하는 학원을 일순위로 생각할 게 아니라, 그 학원 선생님과 아이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에 관심을 좀 가졌으면 좋겠다. 그게 바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아이를 위한다면, 정말 아이가 훌륭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행복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제발 아이에 대한 여러 가지 착각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이진아/세종리더십개발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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