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째 자선냄비 봉사 활동하는 구세군 참령 김금녀씨

동상 걸려 고생하기도… “부자들이 오히려 더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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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수고로 외롭고 소외된 이웃,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들에게 마음의 위로와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된다”

37년 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구세군 제복에 이끌려서 구세군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자선냄비 봉사 활동을 펼쳐온 김금녀(55) 참령. 그는 현재 구세군 대한본영에서 은퇴한 사관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은퇴담당 서기관으로 일하고 있다.

김금녀씨는 “구세군에서는 1928년부터 매년 12월 2일부터 24일 자정까지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펼쳐왔고, 올해는 전국 76개 지역, 213곳에서 24억원을 목표로 3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그는 “자원봉사자, 성금에 참여하는 시민의 70%는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모금액은 저소득 시민 구호사업, 노숙자, 실직자를 위한 재활지원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며, 특히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모금되는 금액은 결식아동 지원 및 조선족, 고려인 심장병 어린이 치료 지원에만 사용된다고.

그는 사관학교 재학 당시 하루 8시간 동안 매일 모금 활동을 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부츠가 아니라 단화를 신고, 추운 날씨에 밖에서 오랜 시간 동안 모금 활동을 하다보니 동상에 걸려 고생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를 졸라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선냄비에 동참하는 아이들, 속옷 깊숙이 숨겨두었던 비상금을 꺼내 성금에 동참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1년 모은 돼지 저금통을 들고 온 학생처럼 해마다 많은 '천사'들을 보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비싼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성금에 동참하는 일이 흔치 않다며 씁쓸해했다.

자선냄비 활동뿐만 아니라 88년부터 7년 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 3시간씩 보라매병원의 무의탁 노인 병동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던 김씨는 “선한 사람들이 있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자선냄비 성금에 전적으로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편 박만희 참령은 구세군 대한본영 인사국장 겸 사관관리관으로, 김금녀씨와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고, 장녀 박준선씨는 감리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현재 구세군 사관학교를 다니고 있다.

임영현 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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