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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악여락 ' 무대에 선 네스티요나는 올한해 대중음악계가 건진 큰 수확이다.

지난해 활동했던 더더, 라이너스의 담요, 클래지콰이, 스웨터에 이어 올해도 한국의 인디신에서는 여성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그들은 싱어송 라이터로서, 밴드의 브레인으로서 공중파가 아닌 클럽지대와 레코드숍 한 편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여악여락'에 초청돼 무대에 섰던 네스티요나는 단연 발군이다. 네스티요나는 올해 '준'앨범 'Bye Bye My Sweet Honey'를 발표한 혼성 록밴드로 작사·작곡, 보컬, 키보드를 맞고 있는 요나는 나른하면서도 차갑게 쏘아붙이는 창법으로 노래를 부른다. '초점 없는 공세'는 요나의 스테이지 퍼포먼스의 주를 이루는 매너이기도 하다. 한국어 가사는 향후 해결해야 할 숙제지만 한 번 보거나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요나의 도발적인 서정성과 기타 록 사운드의 다이내믹한 힘은 의심보다 기대 쪽에 기울게 만든다. 최근 캬바레 레이블에서 1집 '탐구생활'을 발표한 트위들덤 역시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혼성 록밴드이다. 인성, 남윤과 함께 작사, 작곡, 키보드, 프로그래밍 외에도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윤이는 초기 전자펑크, 신스팝, 일렉트로니카까지 '전자음'이 낼 수 있는 사운드를 다양한 스타일로 실험한다. 첫 타이틀로 무심한 척 흥겹게 전자 펑크 리듬과 윤이의 보컬이 한 귀에 사로잡는 '토까라 토끼'를 들으면 이들의 음악이 영미 펑크, 신스팝 역사를 매개로 산울림에서 삐삐밴드에 이르는 한국 록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기시감은 격세유전적인 음의 조합들과 엉뚱한 듯 순수한 여흥에서 오는 것이다.

R&B 댄스음악의 공습경보가 해제될 길이 없어 보이는 주류 대중음악의 전략적 대안으로 지목되어 왔던 홍대 인디음악이 늘, 본질적으로 대안적인 건 아니다. 최근 문라이즈 레이블을 통해 1집 '이상한 얘기'를 발표한 하키(Hockee)는 그런 점에서 기대보다 우려하게 만드는 여성뮤지션이다. 제인 버킨에서 영감을 받은 일본 팝이 유아기적으로 복원한 허스키한 속삭임의 창법과 말랑말랑한 팝사운드를 한국어 가사로 실어내는 하키의 음악은 싱어송 라이터의 것이라기보다 라운지팝 장르의 '모사'에 가깝다.

스타일은 그 스타일을 표방하는 아티스트의 독자성을 결여할 때 제스처 혹은 모방에 불과하다. 그럴 때, 그 음악은 흑인음악의 정통성을 제 것인 양 호객하는 주류 기획음악과 멀지 않다. 전자가 보다 엘리트라는 점에서 더 악재이다.

최세희 / 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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