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진실이'를 보고 싶다”
“여성주의 '진실이'를 보고 싶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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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 기자 leephoto@>


사회적 관심과 보호로부터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여성, 청소년들의 인권 향상에 앞장서온 강지원(55) 변호사가 최근 최진실씨 무료변론에 이어 밀양 성폭행 피해자 무료 변론을 맡게 돼 주목을 받고 있다.



강 변호사는 12월 14일 인터뷰에서 “최진실씨 기사가 실린 12월 3일(805호)자 여성신문을 읽고 최씨를 돕기로 결심했다”며 “강한 여성으로 변화하고 싶다는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변론을 맡은 계기를 설명했다.



최진실씨는 11월 16일 자신을 아파트 분양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경기도 소재 중견 건설업체 S사로부터 “사생활 관리를 잘못해 기업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사업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30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S사가 요구하는 손해배상액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이번 소송은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자 이혼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기초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강 변호사는 밀양 성폭행 피해자 무료 변론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네티즌들이 (내가) 피해자의 변론을 맡길 원했기 때문에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피해자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이다.



-소송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최진실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나.



“12월 2일 최진실씨가 나를 찾아오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가끔씩 드라마를 본 것이 전부였다. 첫 만남 때 최씨는 사건 내용을 설명하며 '그동안 앞만 보고 살았는데 이혼 후 이혼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지 느꼈다'며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강한 여자로 변화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최씨는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굳이 무료로 변론을 맡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혼녀 편견 등 여성문제로 무료변론이 당연

“이 사건이 개인과 개인과의 소송이라면 관행대로 수임료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씨는 가정폭력의 희생자이고 어쩔 수 없이 이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S사의 소송은 사회적 편견에 기초한 것이란 결론을 내리게 됐다. 사회 운동 차원에서 무료변론을 자청했다. 최씨는 처음에 무척 당황스러워 했다”



-무료로 변론을 하는 대신 최씨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번 사건은 여성 인권 문제다. 최씨는 유명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큰 사람이다. 그는 변화 의지와 함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성들을 돕겠다고 강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가 이혼녀라는 사회적 편견과 싸워서 어떤 여성으로 변화할지 기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멘토(Mentor)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최진실씨가 진실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최씨의 요즘 심경은 어떤가.



“2년에 걸친 이혼 과정에서 매우 지쳐있다. 특히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의 추측성 언론 보도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우리 사회 기저에 깔려 있는 연예인을 함부로 욕하는 풍토는 개선돼야 한다. 이혼 과정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 최씨는 본인이 '아버지 없이 성장했기 때문에 (자식들을) 아버지 없는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변론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나를 포함해 25명의 변호사들이 소송을 반여성적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사회변화운동 차원에서 무료변론을 맡기로 했다. 한 달 정도 서면공방이 진행된 뒤 법정에서 공방이 있을 것이다. 재판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수시로 모이거나 연락할 계획이다. 강기원 전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장, 황산성 전 환경부 장관, 여성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덕현 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 등 원로 여성 변호사들이 동참했다. 소비자들은 아파트를 구입할 때 아파트 구조, 교통, 인근지역 발전전망 등을 보며 선택한다. 모델은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밀양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에서도 피해자 무료 변론을 맡기로 했는데, 무료 변론을 너무 많이 맡는 것 아닌가.



밀양사건은 여성 함부로 여기는 풍토서 시작

피해자 향한 네티즌 열성이 내 '동참' 이끌어

“2002년 11월 변호사로 전업하면서 내가 수임하는 사건의 1%는 반드시 무료 변론을 하기로 결심했었다. 갑자기 무료 변론을 하는 것이 아니란 점을 먼저 밝히고 싶다. 언론 보도를 통해 밀양 사건을 접했을 때 너무 안타까웠다. 인터넷에 '강 변호사가 왜 안 나서냐'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열성적인 네티즌들의 활동에 감명을 받아 기꺼이 맡았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전인교육의 실패가 얼마나 무참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잘못된 가부장적 풍토, 여성을 쉽게 함부로 여기는 풍토가 개탄스러웠다. 한편에선 네티즌들이 가해자를 규탄하고 나선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부인인 김영란 대법관은 강 변호사의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부부는 서로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 내가 최진실씨의 무료 변론을 맡기로 했을 때도 나의 판단에 의한 것이지 아내와 상의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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