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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사진기자 leephoto@womennews.co.kr

“강지원 변호사님께 도움을 요청하러 찾아갔더니 책상 위의 〈여성신문〉을 가리키시면서 '자네 기사 봤네'라는 것이 첫 말씀이셨어요. 이번 사건을 이혼녀에 대한 사회편견에서 나온 여성인권 문제로 보고 문제제기를 잘 해준 〈여성신문〉에 감사드립니다”

연예인 최진실씨와의 본지 단독 인터뷰 이후 20여일 만의 전화통화에서 밝힌 최씨의 소감이다.

본지는 최씨 사건의 여성인권 침해적 요소를 짚어 그와 단독 인터뷰를 했고, 이후 이 사건은 당사자의 말대로 “〈여성신문〉이 다뤘기에 연예 스캔들이 아닌 여성인권 문제”로 연착륙했다. 이에 강지원 변호사를 비롯한 25인의 무료 공동변호인단이 결성됐고, 이혜경 박옥희 오한숙희 유지나씨 등 여성주의 문화예술인들이 결집해 최씨 지지 서명운동 전개와 함께 대대적으로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관련 토론회도 기획하면서 '여성인권'이란 공동 화두에 여성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역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본지 보도 후 네티즌들 사이에선 “최진실이 순진한 여성단체와 여성신문을 역이용하고 있으니 속지 말라”는 의견과 “이혼녀라 그의 아픔을 이해한다. 있는 그대로 봐 달라”는 상반된 의견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지원 변호사가 무료 변론을 자청했다는 보도가 나간 직후에는 “왜 하필 (돈 많은) 최진실에게 무료 변론이냐”는 항의성 문제제기도 일었다.

최씨도 〈여성신문〉 보도 이후 자신에게 쏟아진 세간의 반응을 의식한 듯 “처음엔 솔직히 혼란스러웠다…갑자기 최진실이 웬 여성인권운동가냐, 강지원과 최진실은 안 어울리는 한 쌍이다 등의 반감 섞인 반응을 접하면서 많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그는 무엇보다 “강 변호사에게 내 짐까지 지운 것 같아 많이 고통스러웠다”고 울먹였다.

“저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들을 보면서 강 변호사님께 무엇을 그렇게 잘 못 살았느냐고 혼도 많이 났지만, 반성문을 쓸 수도 없고…제 삶을 뒤돌아보면 잘 못 산 부분도 있지만, 정말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이번 사건과 〈여성신문〉 보도를 계기로 '세상을 보는 눈 하나를 더 갖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26일 여성문화예술기획의 모노 드라마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강 변호사와 함께 관람하는 등 조심스럽게 여성계와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최씨는 인터뷰 말미에 “관심을 갖고 이번 밀양사건을 지켜보고 있어요. 이런 문제를 잘 아시는 강 변호사님께 이것 저것 여쭤보기도 하면서 저보다 훨씬 더 큰 아픔을 겪은 분들의 문제를 생각해보고 있어요”라고 현재의 심정을 전했다.

박이은경 기자pl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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