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치권 대응책 ...경찰서장 경질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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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저녁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경남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밀양연합 강력처벌 카페' 소속 네티즌들이 가해자 강력 처벌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한겨레 이정용 기자>

지난 12월 7일 인터넷 뉴스로 보도돼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모은 밀양성폭행사건이 네티즌들의 발빠른 참여와 관심 속에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울산남부경찰서는 A양 등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남학생 41명을 붙잡아 12월 15일 현재 12명을 구속하고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양은 지난 1월 잘못된 전화를 통해 알게 된 밀양지역 고등학생들에 의해 1년 가까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얼굴을 맞댄 상태에서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지목하도록 해 보복의 위협을 느끼게 했으며 3명만 구속하는 등 부실한 수사로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다.

네티즌들은 포털 사이트에 '밀양집단윤간사건대책위원회'를 구성, 정보와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피해자를 격려하는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활동의 영역을 넘어서 자체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12월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시위를 열기도 했다. 이같이 활발한 네티즌들의 활동은 구속 수사자의 확대, 울산남부경찰서 서장의 대기발령과 수사팀의 교체, 정부와 정치권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실시간 뉴스가 올라오는 인터넷이란 공간 덕분에 성폭행 문제는 울산이란 지역적 한계를 넘어 전국적인 문제로 확산될 수 있었다.

네티즌들은 성폭행 피해자의 무료 변론을 맡을 변호사까지 선임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청소년 지킴이로 유명한 강지원 변호사의 법률회사 홈페이지에 변론을 맡아줄 것을 요구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강 변호사는 “네티즌의 활동은 우리사회 건강성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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