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외적 팽창에 웃고 질적 하락에 울고
한국 영화, 외적 팽창에 웃고 질적 하락에 울고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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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은 일본에서의 한류열풍으로 인해 문화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 해였다. 해외영화제에서 한국영화와 감독들이 연달아 수상하고 아시아 국가에서는 드라마, 탤런트, 가수들이 한류 붐을 주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문화 열광 현상의 한가운데에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앞으로 총 4회에 걸쳐 영화·방송·음악·문학 분야 등 한국 문화 2004년을 결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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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명 이상 관객 동원의 기록을 세운 영화가 2편이나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한국 영화가 흥행에서 실패한 것은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준 셈이다.


올해는 한국 영화가 새롭게 도약하는 제2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영화의 선전이 돋보인 해였다. 특히 할리우드 대작영화와 맞먹는 한국형 대작영화가 흥행에도 대성공해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영화등급진흥위원회의 11월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제작된 한국 영화는 총 80편이며 이 중에서 76편의 영화가 상영돼 2800만명 이상의 관객동원 기록을 세웠다. 이는 외화가 기록한 관객동원 2000만명에 800여만명 앞선 수치다. 서울 관객 수만 따져볼 경우 전체 시장에서 한국 영화 점유율이 58.1%에 이르러 전년도 대비 8.3%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에만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관객동원 1000만명을 넘긴 영화가 2편(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이나 나왔고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등 세계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와 감독들의 선전이 돋보이기도 했다.



극소수 영화만 부익부, 빈익빈 심화



하지만 한국 영화의 급속한 외형적 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극소수 영화가 부를 독식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한국 영화계의 진실”이라며 “영화적으로 본다면 앞서가는 관객 취향을 따라잡지 못한 질적 하락과 영화 제작·배급사 간에 독과점 체제가 공고화돼 장기적으로 볼 땐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특히 “스크린 쿼터제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문화와 공존의 이유를 내세우면서도 실제적으로는 몇 사람만이 잘 먹고 잘 사는 현재 한국 영화계의 구조적 모순은 한국 영화계에 결코 득이 될 것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소설 스크린으로 대진출



2004년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특징이라고 한다면 인터넷 소설 영화화 바람이 불었다는 점이다. 이햇님의 '내사랑 싸가지'를 비롯해 인터넷 소설의 스타 귀여니(본명 이윤세)의 소설 두 편(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이 동시에 영화로 제작됐다. '흥행불패'여배우 하지원과 '살인미소' 김재원의 '내사랑 싸가지', 송승헌과 정다빈을 내세운 '그놈은 멋있었다'와 조한선, 강동원 등 신인 유망주를 기용한 '늑대의 유혹'은 '잘 생기고 잘 나가는 남학생이 평범한 여학생과 이루어진다'는 '캔디'공식으로 여학생들의 판타지를 극대화했다. 이 영화들은 임예진, 이승현 등 옛 하이틴 스타들이 활약했던 70년대 청춘영화의 부활이기도 했다. 특히 강동원이라는 스타를 배출한 '늑대의 유혹'은 흥행 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또 격동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많이 제작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1000만 관객의 시대를 연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해 '효자동 이발사' '하류인생' 등이 현대사를 드라마 속에 녹여내 호평을 받았다.



현대사 영화 속 여성 부재 심각



하지만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현대사를 다룬 이 같은 영화들의 흥행에 대해 우려도 잊지 않았다. 심씨는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이 다수 히트했지만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근대사 속의 여성' 존재를 지워버린 것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심씨는 여성감독들의 부진 현상에 대해서는 “수적으로 열세인 여성 감독의 활동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분석하는 한편 “대부분 독신인 여성감독들이 주부의 삶 같은 실질적인 여성 삶을 영화로 옮기는 데 서툴러 '소년'을 소재로 한 영화에만 몰리는 건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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