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스타 윤복희씨, 여악여락 콘서트에서 고백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에 강한 자매애 드러내 감동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내가 위로해 줄게/네가 만약 서러울 때면/내가 눈물이 되리/어두운 밤 험한 길 걸을 때/내가 너의 등불이 되리/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 윤복희 '여러분' 중에서

11월 26일 성폭력상담소 주최로 이화여대에서 열린 여악여락 콘서트장에서 윤복희(59)씨는 자신이 작사 작곡한 이 노래를 부르며 홀연히 무대에 등장했다.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 대스타는 3000여명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공연장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저도 25년 전 (남편에게) 맞고 살았습니다.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뻥 뚫린 인간'을 뜻하는 공인이었기 때문에 하소연할 곳도 없었습니다. 노래가 유일한 위로였습니다”

윤씨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를 돕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는 콘서트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며 강한 연대감을 드러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네 살 때부터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던 윤복희씨는 올해로 데뷔 55주년을 맞았다. 그 동안 50여 편이 넘는 뮤지컬에 출연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웃는 얼굴 다정해도''여러분'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대한민국 최초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으로 기록된 그는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콘서트에서도 성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국악 창법으로 선사해 관중을 감동시켰다. 가수 한영애씨는 윤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의 작은 몸은 노래로 가득 차있다”고.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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