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테이블 위에 모서리살이 지글지글

부추와 양파 넣은 간장 양념장 찍어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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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중앙일보사 건너편 맛집 골목에 위치한 '고릴라'는 쫄깃쫄깃한 모서리살로 회사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가게 안은 항상 북적댄다.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사 건너편 안쪽 깊숙한 곳에는 맛집 골목이 숨어 있다. 세 사람 이상은 일렬로 한꺼번에 지나기 힘들 정도로 좁은 골목 안에 위치한 가게들이지만, 다들 맛과 전통을 자부하는 곳이고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이면 그 일대 회사원들로 빼곡하게 찬다.

이러한 집들 가운데서도 고기 마니아 메뚜기떼의 이름을 걸고 추천하고 싶은 집이 있는데 그 곳은 바로 모서리살을 파는 '고·릴·라'이다. 예전에 그 부근 회사에 다닐 때, 처음 출근한 날 선배가 맛있는 점심을 사주겠다며 데려간 곳이 바로 그 곳이다. 처음 먹은 날 그 맛에 홀딱 빠져 그 시절에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반드시 먹었고, 그 곳을 떠난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간다.

오래된 한옥집을 개조해 만든 이 곳은 드럼통에 스테인리스를 얹은 테이블을 사용하여, 술 한잔 기울이기에도 꽤 운치 있는 분위기. 이 곳의 사장은 예전에 중앙일보 사진기자였는데, 고기가 너무 좋아 이곳 저곳 맛있는 고기를 찾아다니다가 성에 차는 고기가 없어서 직접 가게를 차렸단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모서리 고기는 '정육점 주인들이 숨겨뒀다 먹는다'는 돼지의 항정살이다. 항정살은 목 안쪽에 있는 살로, 돼지 한 마리를 잡아도 나오는 양이 극히 적은 귀한 부위라고 한다.

굽기 전의 모서리살은 살아 숨쉬는 듯한 선명한 분홍색이다. 구워진 고기를 입 안에 넣고 씹으면 이게 정말 돼지고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쫄깃쫄깃하고 유난히 탱탱하다. 부추와 양파를 넣은 새콤한 간장 양념장과 함께 먹으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고기에 별다른 양념이나 손질을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원체 육질이 좋아서 이런 맛이 나는 것 같다. 점심 시간에 고기를 시키면 솥뚜껑에 구워 먹도록 해주고, 저녁에 가면 구멍 숭숭 난 철판에 구워 먹도록 해주는데, 솥뚜껑도 맛있지만 철판에 구워 먹는 맛이 진짜 좋으니 저녁 퇴근길에 들러 볼 것을 권하고 싶다.

고기만으로는 허전하다 싶으면 된장찌개를 시켜보자. 돼지고기와 두부 등의 재료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은, 칼칼한 된장찌개가 입 안을 깔끔하게 해준다. 된장찌개를 시키면 나물과 비벼 먹을 수 있도록 커다란 그릇에 밥이 나오는데, 여기에 고추장과 들기름을 넣고 쓱쓱 비벼서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면, 흐뭇하게 마지막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 곳은 항상 손님으로 붐비는 곳이라 예약을 해놓고 15분 이상 늦으면 다른 손님에게 자리를 내준다든지, 더 이상 주문하지 않을 거면 다른 손님을 위해 빨리 자리를 내주도록 종용하는 등의 냉정함을 약간 감수해야 한다(불친절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런 훌륭한 맛은 가능한 한 여러 사람이 널리 누려야 하지 않겠는가.

브라운 메뚜기 (이지영,조인스닷컴)

주 소 : 서울 중구 순화동 3의28

연락처 : 02-756-2003

가는 방법 : 2호선 시청역 10번 출구로 나와 직진. 경남은행과 순화빌딩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 호따루라는 음식점 쪽의 좁은 골목으로 들어감.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빠지지 말고 가던 길로 조금 더 가면 '고릴라'라는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간판에 고릴라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영업시간 : 토·일은 휴무. 주중에는 오전 11∼오후 3시, 오후 5∼10시(오후 9시 30분이 마지막 주문시간. 그 이후로는 손님도 안 받고, 주문도 안 받음)

가 격 : 모서리살(1인분 7000원), 삼겹살(1인분 7000원), 된장찌개와 비빔밥세트(1인분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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