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안산시·수원시 등… 지역주민 위한 복합문화예술 공간 갖춰

지역 관객 눈높이 맞춘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 쉼터 역할 톡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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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은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축제와 이벤트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마임의 거장 필립 장티가 내한 당시 시민들과 함께 워크숍을 가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공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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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법인체제로 전환한 경기도 문화의 전당은 청소년을 위한 공연을 자주 개최하고 공연 제작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제공 경기도 문화의 전당>

“우주인이 떠다니고 얼굴 작은 사람들도 나오고 너무 신기했어요. 또 보고 싶어요”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개관 기념 해외초청작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필립 장티의 '환상의 선'을 보러온 초등학생 김태한(12)군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말했다. 김군은 들고 있던 프로그램 팸플릿을 보여주며 “11월에는 인형극 '인어공주'를 볼 것”이라며 공연날짜에 표시를 했다.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한 지 올해로 딱 10년이 지났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특색을 살리는 것을 문화에서 찾았고 지역 사람들을 위해 문화예술공간을 설립하고 운영했다. 이들 지역 문화예술공간은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건립 초기에는 각 지자체가 자본을 투자하고 인력을 지원한 뒤 개관 1∼2년 뒤에는 독립 법인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상례다.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문화예술 공연장은 시설이나 운영면에서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등 메이저 공연장에 처지지 않는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공연을 유치하고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수준에 맞는 작품들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이 요즘 추세다. 게다가 메이저 공연장의 절반 가격에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 10월 개관한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은 안산시에서 1000여억원을 들여 만든 종합예술공간이다. 1592석 규모의 대극장 해돋이극장과 714석 규모의 중극장 달맞이극장, 200석 규모의 별무리소극장, 전시관, 야외공연장 등을 두루 갖춰 가히 초특급 문화예술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 마임의 거장 필립 장티나 최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포스트모던 무용단 MRDF, 4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베이징인형예술극단 등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안산시민 6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개관 이후 객석 점유율이 80%를 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객 눈높이에 맞춰 그림해설을 곁들인 공연이나 인형극, 해설이 있는 음악회 등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공연기획팀의 조지연 전문위원은 “그 동안 지역문예회관들은 대관중심 운영을 해왔지만 우리는 자체 기획 페스티벌과 해외 우수작 초청에 중점을 둔다”며 “신 공단이 들어서 30∼40대 젊은 가족 관객이 많아 가족극, 아동극 공연과 거리극 축제 같은 지역축제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1일 개관한 덕양 어울림누리는 21만평 부지에 들어선 복합 문화체육 공간이다.

1218석 규모의 대극장 어울림극장, 374석의 소극장 별모래극장과 전시장인 어울림미술관, 아이스링크 성사얼름마루, 실내수영장 꽃우물수영장까지 갖춘, 문화공간을 뛰어넘는 복합문화체육공간이다. 2006년 개관하는 음악 전문 공연장 아람누리극장까지 합치면 서울 예술의 전당 3배 규모의 수준을 자랑한다.

덕양 어울림누리를 운영하는 고양문화재단 이상만 총감독은 “덕양 어울림누리는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공연물 중심으로, 일산 아람누리는 오페라와 클래식 등 순수 고급예술을 중심으로 성격을 특화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고양시를 새로운 문화발신지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재단법인으로 전환된 수원시의 경기도 문화의 전당은 대극장 1600석, 중극장 516석을 갖춘 공연장이다. 영통 신도시와 대학가를 끼고 있는 지역적 특색으로 이곳 역시 청소년과 가족단위 취향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은 지난 여름 국립극장과 '곡예사의 첫사랑'을 공동제작해 지자체에서 독립한 지역문화예술공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기도 했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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