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첫 출시…질소가스로 잉크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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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디자인, 끝내주는 필기감을 자랑하는 '스페이스 펜(Space pen)'은 그 탄생부터 특별하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사용하는 공식 펜이자 에베레스트 등정 시 필수품이기도 한 스페이스 펜은 53년에 출시가 되었으니 정말 오래된 볼펜이다. 초기의 모델은 물론 지금의 불릿(Bullet)이라고 불리는 현재의 디자인과는 다르다. 하지만 60년대에 우주로 가지고 나가던 볼펜의 디자인은 지금의 것과 동일하다. 60년대의 디자인이 지금까지 인정받을 정도라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피셔라는 회사는 원래 50년대에 리필잉크를 최초로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그 당시에도 볼펜은 1회용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를 리필할 수 있도록 개발을 한 것이다. 아폴로 7호(68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스페이스 펜은 66년에 개발된 모델이다.

스페이스 펜의 또 다른 놀라운 점은 매우 과학적인 기술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볼펜의 원리는 원래 펜의 끝에 볼이 달려있어 적당히 잉크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면서 잉크를 흘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스페이스 펜은 잉크의 흐름을 질소가스로 조절해 준다. 그래서 물 속에서든, 우주와 같은 무중력상태에서든, 에베레스트 정상과 같은 극한의 기온에서도 잘 써진다. 물론 이걸 물 속에서 쓸 이유는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물 속에 종이를 넣고 글을 써보니 아주 매끄럽게 잘 써지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서 오래도록 안 쓰거나 추운 장소에서 잉크가 나오지 않아 겪는 불편 따위는 없다.

디자인상으로는 정말 매끈한 메탈 계열의 디자인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스크래치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매우 단단한 재질인 것 같다. 사막에서건 매우 추운 곳에서건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우주에 간 우주인들이 사용한 이 볼펜을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매우 즐거운 일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스페이스 펜을 선물할 기회가 생긴다면 포장하기에 앞서 이 펜의 역사와 원리에 대한 설명을 적은 글을 넣어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래야만 받는 이가 단순한 볼펜이 아님을 알게 될 테니까 말이다.

스페이스 펜의 가격은 2만4000원부터 종류별로 있으며 얼리어댑터(www.earlyadopter.co.kr)에서 구매 가능하다.

조현경 얼리어댑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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