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 '싹' 심어준 선생님 천수 누리세요”
“여성운동 '싹' 심어준 선생님 천수 누리세요”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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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米壽) 맞은 강원룡 목사와 '중간집단' 제자들 한자리
“이젠 사회 핵심역할이 '여성 本業'인 시대”

제자들 “논리·열정·기억력 그대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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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룡 목사(앞줄 왼쪽 세번째)를 둘러싼 여성리더들. 강목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윤옥 이사장, 신낙균 전 장관, 신용자 대표, 박현경 국장, 이경숙 한명숙 김희선 의원, 김근화 이사장, 손덕수여성학자, 김지명 김미령 대표, 이계경 의원, 이정자 대표, 김현자 전 총재. <이기태 기자 leephoto@>


“기독교의 원점과 사회학의 만남을 배웠습니다. 우리 사회에 '사회적 피해자' 운동이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목사님의 영향입니다”(김윤옥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이사장)“공무원 신분(행정 사무관)이니 들키면 해고당하기 때문에 4박 5일 동안 휴가를 내고 교육을 받았어요. 아카데미에 가지 않았더라면 여성문제에 눈뜨지 못했을 겁니다. 남성 중심적인 조직에서 조용히 순응하며 지냈겠죠”(신용자 한국씨니어연합 상임대표)“젊었을 때는 중간집단 개념이 잘 안 들어왔는데, 갈수록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알게 됐어요”(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한국 여성운동의 산실 크리스찬아카데미 출신의 여성인사들이 11월 16일 강원룡 목사의 '미수(米壽, 88세)'를 맞아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70년대 초 밤을 새워 토론하고 농민, 여성, 노동자의 의식화를 고민하던 열정 많은 20대였던 그들은 어느 새 50대를 훌쩍 넘은 여성계의 '원로'가 됐다. 크리스찬아카데미를 거쳐 간 17대 여성 국회의원만 해도 한명숙, 김희선, 이미경, 이경숙, 이계경, 손봉숙, 최순영 등 7명에 이른다. 정치 분야 외에 경제, 사회, 문화 각계에서 활동하는 많은 여성들이 크리스찬아카데미의 중간집단 교육을 받은 세대.



'중간집단'이란 강원룡 목사가 한국 사회구조의 병폐를 양극화로 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시한 대안 세력으로, '사회개혁에 관심을 가지고 민중의 편에 서서 힘을 조직화·동력화함으로써 그들과 함께 양극화 사회의 화해와 통합에 기여하는 세력'을 의미한다.



이날 모임에는 한명숙 의원, 이계경 의원, 김희선 의원, 이현숙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이정자 녹색미래 상임대표, 김현자 한국여성정치연맹 전 총재, 신낙균 전 문화부 장관, 손덕수 전 효성가톨릭대 교수 등이 참석해 함께 교육받던 시절을 회상하며 환담을 나눴다. 특히 신낙균 전 장관은 강 목사의 비서로 일했고 한명숙 의원, 이정자 대표 등은 아카데미의 간사로 활동했다. 김희선 의원은 주부 아카데미 교육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었다.



참석자들은 저마다의 근황을 소개한 후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논리, 기억력, 열정이 조금도 변함이 없으시다”고 인사말을 전했고, 강 목사는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날 수 있고 연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천당”이라며 “여러 분 만났던 때를 하나의 역사로 모두 기억하고, 새해엔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만남'이란 책을 통해 그 동안 만나왔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화답했다.



강 목사는 과거 여성운동에 몸담았던 때의 일화로 “일부에서의 비판처럼 여성운동을 하는 제자들이 모두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애를 낳지 않았거나 이혼을 한 것은 아니다”고 말해 모인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결혼과 가정생활에서 여성이 중심인 사회는 농업사회로 끝났다”며 “이제 여성의 본업은 사회 속에서 중추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 목사는 “중간집단 운동은 어느 정도 성공을 했지만 실패한 것이 대화운동이었다”면서 “최근 남북간의 문제가 심각한데 이런 긴박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은 남북간의 대화밖에 없다”며 한국 사회의 현안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미국 유니온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강 목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참여적이고 진보적인 기독교 운동을 펼쳐왔다. 65년에는 처음으로 개신교, 천주교, 불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6개 종단의 지도자들이 모여 종교간의 대화를 시도해 사회 이목을 끌었고, 중간집단 교육이 본격화된 70년대 중반에는 '여성의 인간화'를 주장하며 기독교 장로교의 '여목사 제도'를 발의하는 등 여성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냈다.



한편 47년 이화여대 YWCA 회장을 맡았던 김현자 전 총재는 “'역사의 언덕에서' 5권을 쉬지 않고 읽었다”며 “읽으면서 마지막 책이 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계속 쓰시겠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라며 제자로서의 애틋함을 전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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