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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과 고급주택이 모여 있는 한적한 성북동에 절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 입구에는 마치 먹물로 쓴 듯한 '길상사'라는 한글 간판이 조그맣게 붙어 있고 건물, 나무, 다리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기품있게 조화를 이룬다.

원래 길상사는 절이 아니라 1960∼80년대를 풍미했던 '대원각'이라는 최고급 요정이었다. 대원각 요정 주인인 길상화 보살은 법정 스님의 책에 감명받아 87년대 대원각 부동산 일체를 법정 스님에게 기증할 뜻을 밝혔고, 마침내 96년 법정 스님이 94년부터 주선하고 있는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의 장소로 이 곳을 기증하였다.

전근홍 사무장은 길상사의 특징을 “다른 절과는 달리 종교의 벽이 없다는 점”이라면서 “특히 천주교와의 교류가 활발해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이 길상사를 방문해 스님들과 차를 함께 하는 모습은 새로울 것도 없다”고 말한다. 이는 명동성당에 가서 강연을 하고 길상사 개원법회에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여러 천주교인이 참석하는 등 타종교인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자 하는 법정 스님의 뜻을 따른 것이다. 길상사의 이러한 정신은 천주교 신자인 한국 조각계의 거장 최종태 교수가 조각한 관세음보살 석상에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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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입구에 사천왕상이 없고 지붕과 서까래가 오색단청이 아닌 나뭇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단청인 것이 위압적이지 않아 마음이 편안한가 했더니 '열린' 절이라서 그랬던가 보다. 극락전 앞에서 신도들이 나무 그늘에 앉아 즐겁게 웃으면서 얘기하는 모습은 잔잔한 미소까지 머금게 한다. 나지막한 언덕을 타고 올라가니 길상화 보살의 공덕비를 비롯해 스님들의 처소와 시민선방이 있어 고요하면서도 평화롭다.

길상사에서는 불교인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편하게 다가가고자 매년 초파일 즈음에 대중가수를 초청하는 산사음악회를 개최하고, 여름에는 대화의 광장을 갖고 불교도 알리려는 취지에서 일반인, 중고생, 어린이를 대상으로 수련회도 연다. 월북한 소설가 상허 이태준의 옛집이며 현재 찻집으로 개방 중인 수연산방과 한용운이 만년에 기거한 심우장이 길상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으니 길상사를 방문할 때 함께 들러도 좋을 것 같다. 문의 02-3672-5945,6

박희경 객원기자 peachi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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