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참여가 지자제 성패 갈라...인사·조직관리 분야 여성 임용 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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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전국을 충격에 몰아넣은 지하철 화재 참사의 아픔을 딛고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주목을 받았던 대구시가 '21세기 세계로 열린 동남의 수도-대구'건설을 위해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다. 조해녕(61) 대구시장은 9일 인터뷰에서 “섬유산업의 메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구를 과학기술 중심도시, 문화산업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조 시장은 “지식기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와 창의력”이라며 “경북의 남단에 있는 대구는 교육, 문화, 행정, 학문의 중심 도시로서 사실상 경상도 전체의 수도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를 첨단연구개발의 허브로 만들기 위해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 게임테마파크 등 문화산업클러스터 추진, 한방산업의 전통 강화, 도시형 비즈니스 서비스 산업 육성 등을 세부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71년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발을 디딘 조 시장은 경북도청 사무관을 시작으로 청와대 비서관, 총무처 장관, 내무부 장관 등을 지낸 '행정의 달인'이다. 관선 대구시장으로 재임했던 94년 전국에서 최초로 여성 구청장을 임명해 화제를 모았다.

조 시장은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및 미국, 러시아 등과의 교류를 강화하면서 각종 국제행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는 11월 14∼18일 세계솔라(solar)시티 총회를 개최했다.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 아·태대회와 라이온스 동남아 총회가 각각 내년 4월과 2007년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 대구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임한 지 2년6개월이 지났는데, 그간 겪었던 어려움과 성과를 말한다면.

“대구는 예기치 못했던 지하철 화재 참사에 이어 태풍 매미로 재산상 큰 피해를 입었다.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계층 간 집단 간의 분열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시민 모두의 힘으로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대회사상 최대 규모로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자긍심을 높이고 세계 속의 대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젊은 도시, 세계로 열린 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구는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여성들의 활동 중 두드러진 특성이 있다면.

“우리 시는 유교적인 문화가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그래서 보수적이란 말을 듣고 있지만 일제강점기인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에 지역 여성들이 참여한 것을 계기로 대구에서 여성운동이 태동했다. 그 이후 수많은 여성 선각자들을 배출했다. 대구 여성들은 뚝심이 있고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1920년대에 지역 여성계몽운동에 앞장선 임성례, 3·1운동 이후 기생에서 여성해방운동가로 변신해 남녀평등과 여성해방을 부르짖은 정칠성,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인 박경원 등은 대구가 배출한 여걸들이다. 이런 역사적 전통성을 바탕으로 여성자원봉사 활동이 매우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대구에는 순수여성자원봉사센터가 9곳이 있으며 1800여명이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시 여성단체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주로 어떤 부분을 정책에 반영하는지 궁금하다.

“우리 시는 여성정책 수립과 시행과정에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기 위해 여성정책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학계, 법조계, 여성단체,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 2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성정책에 대한 자문뿐 아니라 주요 현안에 대해 토론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대구지역 기혼여성의 가치관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으며 최근엔 여성단체들의 요청에 따라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집창촌 여성 보호대책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쉼터 운영, 홍보캠페인을 전개했다”

-공직사회에서 여성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공무원은 나라의 살림을 꾸려가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남녀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먼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겸손한 마음으로 배움의 자세를 갖는다면 자신의 업무에 전문성을 갖게 될 것이다. 여성들은 스스로 '여자이기 때문에'란 사고를 버려야 하며 남성들도 여성 공무원에 대한 인식을 바꿔 동등한 직장인으로 대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여성들을 요직에 임명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임명할 만한 연배의 여성이 거의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자원봉사과를 만들어 과장자리에 여성을 임명했다. 앞으로는 인사, 조직관리 분야에 여성들을 임용하고 싶다. 능력있는 여성 조직전문가가 있으면 소개 좀 해달라”(웃음)

-최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단체행동권 찬반투표를 강행하려다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공무원들의 움직임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공무원들조차 이익집단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공무원들이 국민전체의 봉사자라고 규정돼 있다. 공무원은 임금을 받는다는 차원에서 근로자이지만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차원에서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공무원의 노조활동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80일이 넘는 대구지하철 노조 파업 사태, 달성군 쓰레기 처리장 문제 등 사회적 갈등 문제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이런 갈등을 처리할 때 어떤 소신을 갖고 있나.

“평소 내 소신은 '옳은 것이 좋다'이다. 우리 사회 최대 문제점은 집단욕구분출 시스템도 없고 권위체계가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분법적 논리, 대결구도 속에 사람들은 자기만 옳다고 주장한다. 여러 갈등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려고 하지만 이런 태도 때문에 욕도 많이 먹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기 있는 시장, 사랑 받는 시장이 되고 싶다. 그러나 임기를 마쳤을 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할 일은 하고 임기를 마친 시장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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