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식민주의 여성학자 우에노 지즈코

마쓰이 야요시·윤정옥 등 '트랜스내셔널' 네트워크화

공창제는 국가가 여성 착취성매매 자유화와 별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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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지즈코는?

1948년 일본 토야마현 교토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2004년 현재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계 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페미니즘 이론, 젠더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사회학자이자 여성학에 있어 일본의 선구자. 저서로 '섹시걸 대연구''주부논쟁을 읽는다Ⅰ.Ⅱ''가부장제와 자본제''여자라는 쾌락''내셔널리즘과 젠더'등이 있다.

근대 국민국가를 젠더의 관점에서 분석,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국내외 연구에 논쟁의 불씨를 지폈던 우에노 지즈코(56·도쿄대 인문사회계 연구과)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지즈코 교수는 대표적 저서인 '내셔널리즘과 젠더'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이렇게 국제적으로 번지게 된 것은 국적을 초월한 많은 여성이 '이것은 나의 육체에 가해진 폭력'이라고 아픔을 공유했기 때문”이라며 내셔널리즘을 초월한 페미니즘을 주장해 왔다. 국가를 초월한 '트랜스내셔널 페미니즘'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그는 현장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해온 국내외 여성 활동가들의 연대를 들어 답을 대신 했다.

우에노 지즈코 교수는 최근 연세대 사회학과 조한혜정 교수와 1년간 교환한 서신을 묶어 '경계를 넘어서'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책에는 미제국주의 중심의 세계에서 아시아의 지식인으로 산다는 것, 지역에서 함께 늙어가는 노년에 대한 희망, 가부장제의 피해자임과 동시에 '조선인 위안부'의 차별자가 되어야 하는 일본 여성의 정체성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전개된다.

서울대에서 열린 '아시아의 여성과 평화'국제 학술회의와 또하나의문화 창립 20주년 행사 에 참석차 방한한 우에노 지즈코 교수를 지난 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 국가, 민족, 인종의 경계를 초월한 페미니즘을 주장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들 간에도 다양한 차이가 제기되고 있는데 그것이 유효하다고 보는가.

“페미니즘은 지금까지 '트랜스내셔널'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그 활동은 지역적이지만 국가에 구속당하지 않는 활동이었다. NGO 활동이 좋은 예이다. 일본의 여성활동가 마쓰이 야요시나 한국의 윤정옥 선생님이 국가를 넘어 연대해온 대표적인 예다”

- 날카로운 견해와 논지가 한국과 일본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의 학문적 관심사가 궁금하다.

“나는 연구자이자 사회학자로서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일에 대해 '왜'라는 물음을 던진다. 최근에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고령자 문제와 보살핌 문제에 관심이 간다. 여성학이라는 것은 언제나 '당사자의 학문'이기 때문에 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관심영역도 넓어지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일본과 한국의 비교연구에도 관심이 있다. 왜 한국 여성들이 출산을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 한국에서는 과거사 규명, 청산 논의가 분분하다.

“과거 청산이라고 할 때 어떻게 과거를 청산할 것인가가 문제다. 일본의 경우 전쟁 범죄를 일본인의 손으로 재판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본 과거청산의 문제로 남아있다. 또 8·15 당시 조선인들은 잠정적으로 일본 국적이 정지되었는데, 그대로 국적을 빼앗겼다. 그것도 문제로 남아있다”

- 한국에선 성매매방지법 시행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남성들의 성욕을 제한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일부에선 공창제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공창제는 국가가 여성을 착취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성매매의 자유화와는 별개의 문제다”

- 조한혜정 교수를 비롯해 한국의 여성학자들과 많은 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교류라고 생각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의 관계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나'라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국가를 떠맡아서 만나지는 않는다. 조한혜정 교수는 나와 이야기가 통하고 잘 맞지만 한편으론 교류를 통해 제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얼마나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가 라는 것이다.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 아직까지 다양한 형태의 차별이 존재한다. 지향하는 평등한 사회는 무엇인가.

“쉽게 이상적 사회의 그림을 그리려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평등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많다. 다만 남자들처럼 되는 것이 평등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무엇이 바람직한가는 아직 모르겠지만 무엇이 잘못됐는 가는 말할 수 있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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