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포르노·성상품화 맞물려 악화일로로

근래 대학생들의 포르노 그라피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남녀의 차이가 뚜렷하다.

'포르노를 보면서 성적인 충동을 느끼는가'에 대해 여학생의 경우 '성적인 충동을 느끼지 않는다'가 86%, 남학생의 경우 '성적인 충동을 느낀다'가 56%였다. '포르노를 본 뒤 배우들처럼 모방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가'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여학생의 경우 '모방하고 싶지 않다'가 98%였고, 남학생의 경우는 '모방하고 싶다'가 43%였다.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 비해 포르노에 대하여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남녀의 성에 관련된 차이는 생물학적인 요인과 사회문화적인 요인이 모두 작용할 것이다. 본래 타고 나는 것이야 어찌할 수 없는 것이고, 남녀의 차이를 낳게 하는 성과 관련된 환경적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우리 사회의 성규범을 보면 남성과 여성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이중적인 성규범이 존재한다. 여성에 있어서 순결은 매우 중요하고, 결혼 전까지는 지켜야 하는 것이며, 결혼 후에도 정숙한 부인으로서 성적 무관심을 나타내야 한다. 여성은 성적이어서는 안되는 존재이며, 성적인 존재는 강간을 당할 수 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남성에게 성적 활력은 남성적인 매력이며 왕성한 성욕은 선망의 대상이 된다. 남자들의 경우 성적 방종은 묵인되고, 그들에게 성적 쾌락과 재생산을 위한 섹스는 분리되어 있다. 여성에 있어서 성이 억압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 남성에게 있어서 성은 과장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남성의 과장된 성문화는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와 관련이 있다. 가부장적인 의식은 우리의 성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고 하는 수직적 사고는 성관계에서도 남성에게는 성적 주도권과 적극성, 성기 중심적이고 남근 숭배의 특성을 지닌다.

설상가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성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하여 이윤증대를 목적으로 상업문화에 이용되면서 상품화되고 있다. 남성의 성적 권력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현상으로서 가부장제와 성상품화의 비대화가 조장한 대표적인 실례가 바로 포르노이다.

포르노에서 여성의 존엄, 자아 가치는 사라지고 남성 주도의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성행위 묘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포르노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접할 수 있다. 특히 기본적인 성교육이 부족한 폐쇄적인 우리 사회에서 포르노는 남성들의 중요한 성이론서 혹은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

외국의 한 정신과의사가 남자대학생을 대상으로 언제 성적욕구를 느끼는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남학생들이 성적 욕구를 느끼는 상황에 유사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는데, 남학생들은 여성을 소유의 대상으로, 성적 만족을 위한 대상물로 볼 때 성적 욕구를 느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랑하는 여성에게서 성적 욕구를 느끼기보다는, 보다 자극적이고 일탈적인 관계에서 성적 욕구를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면 아내로부터 성적 욕구를 느끼기보다는 길거리의 여성에게서 성적 욕구를 느끼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게 된 이유에 대하여 정신과의사는 남학생들이 느끼는 성적 욕구가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기보다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 나타난 왜곡된 성문화를 학습한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가부장적 남성 지상주의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의 성상품화는 우리 성문화의 주요한 환경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남성들이 본래 가지고 있는 성적인 능력이 자연스럽게 발현되기란 쉽지 않다. 남성들이 소설, 영화, 포르노, 광고 등에서 보여주는 과장된 성문화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면 초라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최선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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