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방지법 단속 결과 성매수자 중 60% 이상이 '기혼' 남성

“결혼 적령기를 30세 전후로 볼 때 10대 후반부터 20대까지 결혼을 앞둔 성인 남자들은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성욕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졌다”

-김충환 국회의원

“성매매특별법은 인간의 성욕을 막는, 즉 인권을 침해하는 좌파적 정책이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

“사람이 정욕을 누르지 못함을 말과 원숭이에 비유한 '의마심원(意馬心猿)'이라는 말도 있다. 요즘 우리 사회의 성 풍조가 아무리 개방적이라 해도 연인에게서 사랑과 욕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총각은 많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 10월 14일자 만물상

'총각들의 저녁식사'

'무늬만 일부일처제 사회'부조리와 남녀 권력관계 노골화

“성욕 분출 욕구는 유아기적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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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뤼동, '손을 나무에 얹은 여인 입상', 푸른 종이 위에 흑백초크, 루브르박물관,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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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뤼동, '바위 위에 손과 한쪽 다리를 얹은 남자 누드', 푸른 종이 위에 흑백초크, 슈투트가르트 국립그래픽 갤러리.

최근 성매매방지법 시행을 둘러싸고 때 아니게 남성들의 성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과연 남성의 성욕은 자연발생적 충동인가 아니면 억제가 가능한 것인가가 논란의 핵심이다. 이제까지 언론에 나타난 뉘앙스는 전자 쪽이다. 남성들은 대부분 “성욕을 제한 당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것도 결혼하지 않은 다른 남성들의 성적 욕구 해소에 대한 우려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경찰이 법 시행 이후 한 달 동안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성매수자는 대부분 기혼남성인 30∼40대가 6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는 미혼남성의 성적 욕구 해소를 위한 필요악'이라는 주장이 불합리하다는 방증이다.

현대 사회로 넘어와 성매매가 이토록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던 적이 있던가. 사람들은 '음지의 영역'에 있던 성매매 집결지의 여성들이 대낮에 '생존권'주장을 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사건에 대해 한편으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흥미로운'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언론조차 연일 성매매 관련 기사를 내보내며 '성매매법 특수'를 보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남성들의 당혹감과 우려는 결국 은밀하게 유지돼 왔던 우리 사회의 남성 중심적인 성문화와 제도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됐음을 간파한 데서 오는 당혹감일 것이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이에 대해 “명목상 일부일처제지만 한 번도 일부일처제이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결혼 제도, 성문화를 은근히 누려온 남성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말한다. 성에 관한 한 이중적 규범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남성들은 결혼이라는 공식체계와 성매매, 혼외 관계라는 비공식체계의 경계에서 어떤 식으로든 그들의 성적 욕망을 '분출'해 왔던 바, 남성들의 성욕 '분출'은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적 가부장제를 공고히 하거나 역사적인 맥락에서 군사주의와 결탁해 왔다. 한국의 성 산업은 60∼70년대 국가의 근대화 프로젝트 시기에 부흥했고, 당시 영화관을 가득 메웠던 호스테스 영화들의 주인공, '애국자'라 칭해지던 기생관광의 주인공, 성매매 여성들의 역사가 우리에겐 있다. 군사주의와 여성의 성 착취가 '동전의 양면'을 이뤘던 과거를 돌이켜볼 때 성은 결코 개인적인 것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이 자연적, 본능적 부분이기보다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고 사회생활을 경험해 가는 과정에서 체득해 가는 하나의 문화적 산물이라는 주장이 있어 왔다. 독일 사회학자 하우그는 “남성과 여성의 성적 사회화 과정 자체는 애당초 권력 관계로서의 성적 관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제한된 성욕은 누구의 성욕일까. 남성들의 성욕이 해소되는 맥락에는 여성에 대한 성착취, 성폭력, 인권침해가 나란히 놓일 수 있다.

이에 대해 함인희 교수는 성욕을 '분출'해야 한다는 '남성중심적'인 사회통념에 대해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 문화생활, 습관을 통해 컨트롤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욕만은 꼭 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유아기적인 발상”이라고 꼬집는다.

나아가 남성의 성욕이 '분출'되거나 '해소'되어야 한다는 주장 이면에는 남성의 성적 충동은 본능적이어서 억제할 수 없다는 '신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여성학자 코베니는 성차별적 사회에서 구성된 남성 성의 특성을 ▲성적인 주도권을 갖는 권력 ▲강간 환상이나 포르노의 탐닉에서 보이는 공격성 ▲성매매 등을 정당화하는 데서 나타나는 성과 사랑의 분리 ▲성기 접촉에 초점을 두는 남성 성기 지향성 ▲여성을 존중하거나 감정이 있는 존재로 이해하지 않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봄 ▲여성의 신체 일부나 옷 등을 여성 전체와 분리시켜 추구하는 성적 만족 ▲남성의 성은 통제할 수 없기에 자극을 받으면 반드시 성적 만족을 얻는 것을 당연시함 등으로 설명한다. 또한 남성들에게 있어 합법적인 공식 체계의 제도와 비공식 체계가 존속될 수 있는 것은 여성을 순결한 여성과 타락한 여성으로 이분화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에선 '성매매 여성들의 자율권을 보장하고 공창제를 허하라''성매매가 없어지면 강간이 늘어날 것이다''군대의 사기가 꺾일 것이다'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 김영애 사무국장은 “역설적으로 성욕을 충분히 자제할 수 있는 남성들이 많고, 그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들 스스로 자기자신을 성욕을 자제하지 못하는 존재로 낙인찍고 있다”고 전한다.

임인숙 기자isim123@

사진제공·'화가와 모델', 이주헌, 예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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