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주연배우 쓰마부키 사토시
성숙한 연기 선보여…
~b5-2.jpg
일본의 꽃미남 아이돌 스타 쓰마부키 사토시(妻夫木聰·22)가 장애인 여성과의 사랑을 그린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홍보차 방한했다.
아이돌 스타로 데뷔해 드라마뿐만 아니라 독립 영화, 연극무대를 종횡무진 해 온 전혀 아이돌 스타답지 않은 쓰마부키는 97년 아이돌 스타를 발굴하는 '스타오디션'에 응모, 300만 대 1의 사상 최대 경쟁을 뚫고 그랑프리를 차지한 후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 '호리프로(HORIPRO)'에 소속됐다. 다음 해인 98년 드라마 왕국으로 불리는 후지TV의 '멋진 나날들'로 데뷔한 뒤 2001년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워터보이스'로 제25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과 신인배우상을 동시 수상했다. 2003년 제77회 키네마준보 베스트텐(일본 최고 권위의 영화잡지 '키네마준보'에서 개최하는 영화제)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이제는 명실공히 일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배우'가 됐다.
“추울 줄 알고 두꺼운 옷을 입고 왔다”는 쓰마부키는 '공항에서 환영 나온 팬들을 조심하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설마(한국에 나를 아는 사람이 있을까…)”하고 방심했다가 공항에서 몰려든 팬들에게 압사당할 뻔했다고.
김치·불고기·막걸리 좋아하는 친한파
“축구를 좋아해서 2002 한·일월드컵 때 상큼한 정열의 나라, 한국에 푹 빠지게 됐다”는 쓰마부키는 “빨리 일 끝내고 한국의 동동주, 막걸리를 마시러 가고 싶다. 좋아하는 한국영화는 '엽기적인 그녀'”라고 거침없이 말할 정도로 친한파(親韓派)다.
영화 '워터보이스'에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하는 엽기적이나 귀여운 소년, 스즈키였던 쓰마부키가 성숙한 어른 쓰네오가 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 영화는 내게 굉장히 소중한 영화다. 촬영 당시 나는 이 작품과 연애를 하는 기분이었다. 이 영화는 보고싶다가도 보고싶지 않은 그래도 결국 보고야말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마치 연애처럼…”
이 영화에서 쓰마부키는 뇌성마비 장애인인 조제(야마무라 구미코라는 본명보다 프랑스와즈 사강 소설의 여주인공 이름인 조제로 불리길 좋아한다)와 사랑에 빠지는 가난한 대학생 쓰네오를 연기했다.
“연애 상대가 장애인이라는 점에 특별히 구애받은 점은 없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장애인이라기보다는 조제라는 한 사람의 여자로 생각하며 연기했다”
하는 말끝마다 '착한 남자'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쓰마부키는 실제로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지고지순한 순애보의 주인공('I.W.G.P'의 사루, '런치의 여왕'의 준자부로)이나 어리숙하나 착한 청년('워터보이스'의 스즈키, '오렌지데이즈'의 카이)을 주로 맡아왔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내가 연기한 캐릭터가 비슷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전부 다른 현장, 다른 인물을 연기해 왔다. 앞으로 악역이나 이번 영화의 여주인공 조제와 같은 장애인 역을 해보고 싶다”는 쓰마부키는 지난봄 T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오렌지데이즈'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대학생 카이 역을 맡아 수화연기를 보여주었다.
|
한정림 기자u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