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도회적 공간서 즐기는 가을 맛, 가을 낭만

사람과 추억이 가득한 남산길, 대학로, 삼청동, 신촌 대학가 일대 찻집들

넓은 마로니에 잎이 툭툭 떨어지는 대학로에 자리한 '학림'은 도올 김용옥, 가수 조영남, 영화배우 명계남 등과 같은 유명인은 물론 대학로에 적(籍)을 두고 있는 연극배우들과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콜롬비아, 브라질 산 원두를 직접 볶은 커피맛과 더불어 LP판과 벽에 걸린 문인들의 흑백사진이 가을의 운치를 더해주는 곳이다. 레귤러커피 3500원, 에스프레소 4000원. 문의 02-742-2877

서울의 어느 곳보다 가을이 빨리 찾아오는 삼청동. 국제갤러리에 위치한 '더 레스토랑'은 카페와 이탈리아 레스토랑, 와인바가 어우러진 곳이다. 특히 카페는 미술작품을 감상하거나 삼청동길을 산책한 뒤 커피 한잔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으로 도로 쪽으로 난 통유리 창을 통해 해질 무렵 낙엽 쌓인 삼청동길이 운치 있게 다가온다. 또한 깔끔한 맛을 선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200여 종의 와인을 보유한 와인바 '비어빈'도 맛과 멋을 즐기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커피, 차 각각 6000원, 파스타 1만2000∼2만2000원. 문의 02-735-8501

가을이니만큼 좀더 지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신촌에 위치한 '달마이어'가 어떨까.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싫어하는 이들에게 제격인 이곳은 우아한 인테리어와 격조 높은 서비스로 인해 왕실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독일 왕실의 커피인 '달마이어'를 유일하게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곳으로, 커피잔조차 최고의 명품인 '에르메스'를 사용한다.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각각 5500원. 문의 02-393-6006

재즈만큼 가을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 있을까. 홍익대 주택가에 호젓하게 있는 '문글로우'는 재즈계의 거목이랄 수 있는 신관웅씨의 재즈 라이브 카페다. 가수 임희숙, 클라리넷 연주자 신광식 등 기량 있는 재즈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고, 좋아하는 곡을 신청해 들을 수도 있다. 칵테일 1만원, 와인 3만∼5만원, 소시지, 햄치즈 각각 2만원. 문의 02-324-5105

낭만과 추억을 꿈꾸는 이들에게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되는 '촛불 1978'은 가을이면 더욱 운치있는 남산길과 어우러진 매력적인 공간이다. 벽면에 쓰여있는 빛바랜 문구들과 테이블마다 따뜻하고 은은한 빛을 내는 촛불들이 편안함과 가슴 떨리는 사랑의 추억들을 동시에 선물한다. 때문에 이곳은 부부나 연인들이 기념일에 찾기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헤이즐넛 3500원, 촛불 스페셜 2만5000원, 치킨정식 1만2000원. 문의 02-755-1777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바로 그곳'서 또 다른 정취를…

분당 율동공원 근처에 자리한 카페 '테라스'는 영화 '주노명 베이커리'와 '베이비 세일', TV드라마 '토마토' 등이 촬영됐던 곳으로 유명하다. 밖이 환히 비치는 커다란 창과 깔끔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세련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뉴테라스커피, 아메리칸커피 각각 4500원, 아이스커피 5000원, 햄치즈 크래커 2만원. 문의 031-707-8500

인사동에 자리했던 '토아트'는 드라마 '짝' '목욕탕집 남자들' '그대 그리고 나' '베스트극장' 등 많은 작품이 촬영됐던 장소로, 최근에 경기도 이천으로 옮겨 한층 더 운치 있는 공간에 더 다양한 예술작품들로 채워 놓았다. 때문에 여전히 많은 광고와 드라마 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 도예의 멋과 맛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차 마시는 공간과 전시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각종 도예품과 조각품을 타인의 방해 없이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외국인도 많이 찾는 명소. 커피 2800∼3500원, 전통차 3000∼3500원. 문의 031-634-3496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스터Q'를 기억하는지. 극중 김희선과 김민종이 자주 만남을 가졌던 장소로 각인되면서 유명해진 경기도 일산의 '기차이야기'는 진짜 기차를 뚝 떼어다 옮겨놓은 듯하다. 두 개의 기차 칸과 그 사이에 있는 라이브 공간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기차 칸 내부를 새롭게 개조하지 않고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 특히 밤에 가면 조명 대신 촛불만 켜둔 아늑한 공간을 만날 수 있어 낭만적인 가을밤을 보낼 수 있다. 커피, 칵테일 각각 6000원. 문의 031-906-7788

청담동에 위치한 '플로르 드 주르' 또한 각종 드라마와 광고, 영화 촬영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꽃'을 테마로 한 이 곳은 '퀸' '초대' '줄리엣의 남자' '여자만세' 등의 드라마와 더불어 수많은 광고가 촬영된 곳.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화분이 늘어서 있고 온통 하얀 벽과 테이블이 꽃으로 장식돼 있어 향긋하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다. 국내에선 구할 수 없는 특이한 차 종류를 50여 종이나 맛볼 수 있는 것도 특징. 시나몬차 7000원, 장미차 8000원. 문의 02-3442-4595

신정동에 위치한 '바그다드 카페'는 드라마 '당신 때문에'가 촬영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탄 곳. 특히 7층에서 내려다보이는 한강변의 야경이 그만이다. 매장 전체적으로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각종 드라마, 영화, 광고를 촬영하기에 적격이라고. 과일주스 6000원, 햄·야채 말이 8000원. 문의 02-714-8553

이윤원 객원기자

bintlov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