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분야 여성 리더들① (61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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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여성 리더 찾기 작업의 아홉 번째 분야는 '문화예술 분야'다. 다른 어느 분야보다 방대한 분야로 이번 주부터 3회에 걸쳐 나누어 연재한다. 먼저 '문화예술 분야'의 첫 번째(문화예술①) 순서는 회화, 조각, 설치미술, 행위예술, 사진, 패션, 디자인, 건축 등의 분야로, 직접적으로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롯해 평론가, 미술관 관장, 큐레이터 등 간접적 방식으로 문화예술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도 포함시켰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며 페미니스트였던 나혜석은 끝내 사회의 냉대 속에서 궁핍하고 쓸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그 후 많은 여성 미술인들은 여성이 놓여있는 삶의 조건을 극복하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데 노력해왔고 이는 곧 여성주의 예술세계로의 확장을 가져왔다. 현재 여성 예술인들은 예술작품의 생산자로서만이 아니라 예술경영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경영자로서의 역할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문화예술분야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곳이다. 지난 2001년에는 문학, 미술, 연극, 음악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문화예술인 62명이 권익신장과 창작활동 여건의 개선을 위해 '여성문화예술인총연합회'를 조직했다. 현재 이 모임의 회장인 오현주 호서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국내에 '창무극'이란 민족 뮤지컬을 처음으로 시도한 연출가이자 극작가이다.

나혜석, 박래현, 천경자…근대 여성미술 개화기

최초의 근대여성화가인 나혜석부터 시작해 56년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사한 동양화가 박래현은 남편 김기창 화백과 함께 동양화의 전통적 관념을 타파하고 새로운 조형실험을 전개했으며 55년 미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서양화가 천경자는 여성 판타지를 표출하는 데 주력했다. 이 시기를 근대 여성미술의 개화기라고 할 수 있다.

80년대에는 성차별 문화에서 겪는 여성의 억압과 구조적 모순을 사실적으로 옮기는 민중미술 계열의 회화들이 '여성미술연구회(여미연)'와 '여성과 현실'동인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일하는 여성과 삶의 현장, 중산층 여성의 허위의식, 계급과 소외의 문제를 다뤘는데 90년대로 이어지면서 여성운동에 자양분이 됐다. 대표적인 화가로 김인순이 있다. 85년 창설된 대표적 민중미술단체인 '민족미술협의회'의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고 자칭 '그림노동자'라 칭하면서 여성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이 외에도 윤석남, 서숙진, 조영숙, 김종례, 노원희 등이 있다. 윤석남은 페미니스트 화가이자 설치미술가로 마흔 살의 나이에 그림을 시작한 뒤 어머니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어 화단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설치미술가로서 여성 최초로 97년에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다. 86년에는 동료 여성화가들과 함께 한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전시회 '반에서 하나로'전을 열기도 했다.

80년대부터 여성주의와 민중미술 결합

김인순, 윤석남, 그룹 '입김' 등 대표주자

지난 89년 최초의 여성 조각가인 윤영자에 의해 만들어졌고, 국내 중견 여성작가 중 괄목할만한 활동을 보인 작가에게 시상하는 석주미술상 수상자로는 서양화가인 석난희, 대담한 원색과 붉은색이 기조를 이루는 서양화가 홍정희, 조문자가 있다. 이 외에 독특한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화가로는 '보리밭 작가'로 불리는 이숙자, 강원도 오지 폐교에 있는 칠판에 그림을 그리는 김명희, 삼베를 연상케 하는 수묵 채색작업을 펼치는 홍순주, 한지 부조 위에 먹과 채색이 어우러지는 작업을 하는 원문자 등이 있다. 또한 단국대 예술대 동양화 전공 초빙교수로 선임됨으로써 구족화가로서는 처음으로 대학 강단에 선 동양화가 오순이가 있다.

주요한 여성주의 미술제로는 99년 여성문화예술기획 주최로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 '99여성 미술제-팥쥐들의 행진'이 있다. 김수자, 황혜선, 김명숙, 박혜련 등 70여 명의 현역 여성 작가가 참여한 전시회로 남성만의 미술사 한 귀퉁이에서 천대받던 여성들을 전면으로 내세웠던 자리로, 잊혀지고 발굴되지 않은 여성미술가들을 찾아내고 미술사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30∼40대 작가들로 구성된 여성미술가 그룹 '입김'은 2000년 가부장 문화에 도전장을 던진 '아방궁 종묘점거 프로젝트'로 유림과 대치, 대법원 소송까지 제기해 승소하며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냈다. 화가 정정엽, 우신희, 윤희수 등이 참여했다.

이불, 안필연 등 국제무대까지 진출

한국 최초의 여성 조각가인 윤영자의 뒤를 이은 대표적 조각가로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구조화하는 작업을 하는 박상숙, 올림픽 성화 도착 기념 조형물 등 조형물을 조각하는 정보원, 인체를 지속적으로 변형시켜온 조각가 김혜원 등이 있다. '장갑의 작가'로 알려진 정경연은 목장갑을 소재로 섬유미술을 친근하게 다가오게 했다. 설치미술가로는 기존 관념을 깨는 도발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으로 해외에서 더 유명한 이불이 있다. 인간과 사회를 억압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고, 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필연 경기대 교수는 행위예술가이자 환경건축물을 제작하는 설치미술가로서 거울 이미지를 활용, 홍콩의 99층짜리 '국제금융센터Ⅱ'정원에 '밀물Ⅱ'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영상이미지 세대의 대표적 신세대 주자인 이윰은 자신이 '살아있는 조각'이 되는 행위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주의 비디오 아티스트인 조혜정은 2001년 첫 작품전 '사회적 몸-젠더와 제스처'에 이어 지난해에 '성권력의 문화적 각본들'이라는 비디오 작품을 전시하면서 비디오를 통한 여성주의를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작가로는 제1세대 페미니스트 사진작가로 꼽히는 박영숙이 있다. 83년 '또 하나의 문화'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여성주의자로서의 삶을 시작했고, 99년 6월과 2001년 8월에 '미친년 프로젝트'를 통해 남성성에 의해 왜곡되지 않은 원시적인 여성성을 끄집어내는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 여성문화예술기획 공동대표로도 일하고 있다. 이 외에 대한민국사진대전 초대작가인 조유성, 이은주 등이 있다.

여성 박물관장으로는 국내 최초의 여성 민속박물관장인 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 여성신문 편집부장을 거쳐 한국광고주협회 상무를 지낸 박효신 온양민속박물관장이 있고, 미술관장으로는 김봉희 쌈지 스페이스 관장, 노준의 토탈미술관장이 있다. 미술관장 중에는 기업주의 가족이 맡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 개관한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삼성미술관 '리움'의 홍라희 관장, 금호그룹이 운영하는 금호미술관의 박강자 관장, SK그룹이 운영하는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 쌍용그룹이 운영하는 성곡미술관의 박문순 관장,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딸인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부관장 등이 그렇다. 한젬마는 판화를 전공한 화가로 비평서 '그림 읽어주는 여자'의 저자이기도 하고, 미술전문 MC로도 활약하고 있다. 미술 평론가로는 김영나, 김홍희, 강성원, 박신의, 임정희, 임혜숙과 안소연 삼성미술관 수석학예연구원 등이 있고 백지숙은 미술평론가이자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패션, 디자인은 여성 CEO 맹활약…건축은 '약진 중'

패션과 디자인은 여성이 중심이 되는 업계로 디자이너이면서 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들이 많이 있다. 마담포라의 이철우, 이신우컬렉션의 이신우, 진태옥, 메종 드 이영희의 이영희, 미스지컬렉션의 지춘희, 사라의 안희정, 에꼴드파리의 이영선 등이 있다.

산업디자인 분야 역시 여성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디자인전문회사에 여성 디자이너들이 사장으로 탄탄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이미지와 브랜드 등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김혜옥 디자인커넥션 사장, 환경디자인 분야의 선두주자인 김현선 김현선디자인연구소 사장, 실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는 북디자이너 이나미 스튜디오바프 사장, 제품디자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경하 우퍼디자인 사장과 김영원 사람과디자인 사장 등이 있다.

건축가로는 국내 최초의 여성건축가인 지순, 한국여성건축가협회 회장인 장원건축 박연심 대표, 한내엔지니어링 김인숙 대표, 한국의 전통건축원리를 현대건축에 접목하고 있는 다리건축의 조인숙 대표 등이 있다. 도시설계분야에는 김진애 서울포럼 대표이사가 있다. 산본 신도시, 인사동길 등을 설계한 건축예술가로, 94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를 이끌 지도자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경분야에는 정영선 서안조경설계 대표가 대모로 꼽히고 있고 선진엔지니어링의 박승자 상무도 활약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 대표 리더들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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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연(한국 여류화가회 회장/서양화가)

약력: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 200여 회

활동목표:신진 여성 화가를 발굴하고 새로운 창작으로 한국미술발전에 기여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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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나(서울패션아티스트협회 부회장/루비나 부띠끄 대표)

약력:광주 비엔날레 패션 퍼포먼스 참가, 2002 서울시 주최 '올해의 디자이너상' 수상, 패션 그룹 인터내셔날 한국지부장

활동목표:국내에만 안주하지 않고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발굴하여 세계적인 디자이너 그룹으로 발돋움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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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의(미술인회의 정책연구센터/미술평론가, 미술사가)

약력: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주임교수, 경희대 문화예술경영연구소 소장, 한국여성문화학회 이사

활동목표:문화와 예술을 통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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