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한 (사)한국문화복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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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 자동차 렉서스 공장의 경우 하루 300대, 1년에 10만8000대를 생산하지만 노동자는 66명에 불과합니다. 디지털 혁명이 일어난 후 산업의 기본 조건이 문화화되면서 20세기의 대규모 장치산업인 자동차 산업조차 두뇌 노동자만 남은 것입니다”

(사)한국문화복지협의회 이중한(67·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분과위원장, 예술의전당 이사) 회장은 도요타사의 예를 들어 “앞으로는 두뇌노동만 살아남고 단순노동은 도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지털 로봇과 인간 육체 노동의 대비, 언뜻 들었을 땐 지식 엘리트의 주장이거나 먼 미래의 일만 같다.

이 회장은 “직급과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가 통찰력, 창의력,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주장의 논거는 디지털 산업이 인간의 일을 대체해 가는 상황에서 인간이 가진 문화적 상상력만이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문화적 감수성을 익히는 새로운 문화 교육, 문화학습 텍스트다.

“프랑스의 경우 정규 과목이 끝난 후에 바로 메이킹 교실에 갑니다. 직접 음악, 미술, 영상 등의 도구를 통해 창조물을 만드는 수업을 받는 것이죠. 우리의 문화교육도 단순히 지식을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터치-필링-메이킹'으로 직접 참여하는 방법이어야 합니다”

이 회장은 “창조의 감각을 스스로 일으킬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적 감각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의 일자리가 생기고 있다”면서 “핸드폰만 해도 20년 전에는 교환수가 하던 일이었고, 은행 입구의 현금지급기는 10여명의 은행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낸 아이디어가 사람의 일자리를 없앤 역설적인 상황, 머지않아 심화될 우리의 미래다.

“디지털 경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학교 교육으론 안됩니다. 메이킹 교실이나 현장 교육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세대는 통합된 문화감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 회장은 누구나 문화적 상상력을 갖기 위해선 문화교육과 접근 자체가 문화관광부에서만 다루는 '문화정책'이 아닌 사회 전 영역이 관심 갖는 '사회정책'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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