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알면 요리가 즐겁다

식재료에 열을 가하면 그 향기와 모양, 그리고 화학적 구조가 달라지는데 여기에 과학이 숨어 있다.

식물의 셀룰로스 변비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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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포는 셀룰로스(cellulose)로 구성된 세포벽을 가지고 있다. 열을 받으면 이 셀룰로스가 부드러워지고 종국에는 세포벽이 무너져 내부의 수분과 공기를 방출하게 되는데 이러한 연유로 가열된 야채는 부드러워지게 된다. 셀룰로스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를 예방한다. 72년 영국의 트로웰(Trowell) 박사는 식이섬유가 대장암을 비롯한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셀룰로스의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시켰다.

열과 산은 엽록소 파괴

야채를 데칠 때는 많은 양의 물을 끓여 적은 양의 야채를 넣고 단시간에 익혀야 엽록소의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고 또 뚜껑을 열어둔 채 데쳐야 세포 주변의 기체가 빨리 빠져나갈 수 있어서 좋다. 또한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차가운 물에 넣어 단번에 식혀야 더 이상의 가열이 진행되는 것을 중단시킬 수 있다.

밥은 냉동실 보관해야

쌀을 씻어 밥을 하는 과정은 녹말을 호화시키는 것이다. 녹말에 물을 붓고 가열하면 녹말 입자가 물을 흡수하여 팽창하는데 온도가 올라갈수록 더 크게 팽창하여 전체가 점성이 높은 콜로이드 상태로 된다. 이러한 변화를 호화(糊化 gelatinization)라 하고 이런 형태를 알파녹말이라 한다. 반면, 생녹말은 베타녹말이다. 알파녹말은 상온에 그대로 놓아두면 점점 베타녹말로 돌아가는데 이 현상을 노화(老化)라 한다. 노화하기에 알맞은 온도는 3∼5˚C, 수분량은 30∼60%이다. 60˚C 이상에 보관하거나 동결시키면 노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또 수분이 10% 이하 혹은 수분이 아주 많으면 노화하기 어렵다. 밥을 냉장실에 보관하지 않고 냉동실에 보관하면 노화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가열 원리는 대류·전도·방사열

음식에 열을 전달하여 익히는 데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대류열(convection)은 물이나 공기를 통해 음식에 열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오븐에 빵을 굽거나 가스레인지에서 국을 끓이고 밥을 하는 것이 다 대류열로 음식을 가열하는 것이다.

둘째 전도열(conduction)이 있다. 프라이팬에 달걀프라이를 하거나 불판에 삼겹살을 구어먹는 것이 이런 경우이다. 가스불을 켜면 불판이 가열되면서 판의 금속분자가 흥분하며 진동한다. 이것은 도미노 효과처럼 옆으로 전달되어 주변의 금속 분자들도 진동하게 한다. 이것이 삼겹살의 분자에 전달되어 삼겹살 분자도 흥분, 진동하면서 익는 것이다.

셋째 복사열(radiation)이 있다. 가스레인지의 그릴에 생선을 굽거나 숯불에 갈비를 구워먹는 것, 또는 전기토스터에 토스트를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토스터의 열선은 적외선을 내뿜는다. 공기를 통해 전달된 적외선 복사열이 음식에 전달되면서 요리가 되는 것이다.

<제공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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