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복지 등 차별적 사회제도에다 남성중심 가족구도에서 지원혜택 적어

여성 대표 빈곤집단은 여성가구주, 여성 1인가구, 여성노인과 여자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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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DB>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80년 42.8%, 90년 47.0%, 2000년 48.3%, 2001년 48.8%, 2002년 49.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곤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빈곤의 최대 희생자이자 핵심 정책대상은 바로 '여성'임을 시사한다.

여성 중 특히 빈곤하기 쉬운 대표적인 인구집단으로는 여성가구주, 여성 1인가구, 여성노인 및 여자아동을 들 수 있다. 여성은 성차별적인 노동시장에서 취업, 임금, 승진, 고용 안정성 등 근로보상과 근로조건에 있어 남성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어 경제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남성 중심 가족구도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 집단이다.

한국여성개발원과 박영란 강남대 교수팀이 발표한 보고서 '여성빈곤 퇴치를 위한 정책개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고용형태가 몹시 불안하며, 임금액수 또한 여성 116만원, 남성 185만원(2000년 기준)으로 남성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동일한 종사상 지위에 있는 남성과 비교한 상대임금에서도 여성은 월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할 때 상용직의 경우 66, 임시직 74, 일용직 60을 받고 있다. 시간당 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이보다 다소 높아져 상용직 71, 임시직 85, 일용직 62를 각각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고령화 사회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노인이 다른 연령층 여성이나 남성노인에 비해 빈곤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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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공부조에 의존하는 비율이 이들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사실이 뒷받침한다. 200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여성노인의 32.9%가 생활비를 본인 또는 배우자가 전부 부담하는 것으로, 67.1%는 자녀나 다른 사람 혹은 단체로부터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받는 것으로 응답했다. 남성노인 중에는 58.6%가 본인 또는 배우자가 전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노인의 경제적 자립도가 남성노인에 비해 떨어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여성노인의 빈곤이 심각한 것은 여성이 전 생애주기에 걸쳐 가족, 노동, 복지, 여가 등 사회의 여러 제도 속에서 겪는 불리한 경제사회적 경험과 삶의 총집합적인 결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사회 모든 부문의 차별적인 요소들이 여성의 불안정하고 곤궁한 노후생활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여아의 출생 때부터 이미 예고된 '숙명'일 수도 있다. 남아선호사상에 따라 여아가 남아보다 건전한 성장과 발달을 할 기회가 적고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으며, 자녀들에게 나누어줄 자원이 부족한 빈곤가정에서 이 차별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일수록 여아가 남아에 비해 영양섭취, 교육 및 의료의 기회가 적어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향후 대비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조득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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