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손맛에 TV 호평까지…하양 검정 초록 주황 등 사색두부 이채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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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격무에, 인간관계에 이러 저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우리네 직장인들. 이렇게 지친 심신은 유기농 음식이나 요가, 산림욕 같은 '웰빙 라이프'로 달래 줘야 한다지만,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그게 어디 쉬운가.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 받기 십상. 여기서 희소식 하나! 메뚜기떼가 최소의 비용 투자로 웰빙이 가능한 곳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그 곳은 바로 지하철로도 갈 수 있는 서울의 도봉산. 사실 우리가 처음 생각한 곳은 우이동 북한산이었으나, 도봉산 아래에 산두부촌이 있다는 것을 알고 목적지를 약간 변경했다(북한산 아래에는 딱히 끌리는 먹을거리가 없었다).

길었던 지난 추석연휴 중 하루, 메뚜기떼 멤버 4인은 가을 맞이 채비를 하고 도봉산 자락에서 만났다. 목적지는 도봉산 입구부터 매표소까지의 50여m 거리 안에 형성되어 있는 산두부촌. 이 산두부촌의 두부집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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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다들 직접 두부를 만드는 집이라 가게 앞에는 콩 불리는 함지박, 불린 콩 가는 맷돌, 갈린 콩을 끓이는 통, 두부를 굳히는 틀 등이 분주하게 나와 있는 것. 또 하나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증거물로 가게 안팎을 장식했다는 것. 이 많은 집들 중 어느 집으로 갈까나. 그냥 발길 끌리는 대로 '콩사랑'(지하철 7호선 도봉산역에서 하차, 02-955-6016)을 선택, 가게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가 간 시간은 정오쯤이었는데, 벌써 등산을 마친 옆 테이블의 아저씨 일행은 두부 안주와 막걸리로 얼큰하게 취하셨다.

사색두부(1만원), 도토리묵(8000원), 해물파전(8000원) 그리고 맥주를 주문했다. 사색두부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두부, 흑두로 만든 흑두부, 쑥을 넣은 초록 두부, 당근을 넣은 주황두부가 한 접시 그득하게 담겨 나온다. 갓 만들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를 기대했으나 미리 만들어 놓은 두부를 데워서 내준다(이 부분에서 약간 실망). 양념장을 찍어 먹어야 하는 밍밍한 두부 맛이지만, 천천히 음미하면 각각의 원재료 맛이 느껴진다. 특히 쑥두부를 베어 물면 입안 가득 쑥향이 확 퍼진다. 다이어트에 도전 중이지만 고단백 저칼로리의 대표 주자인 두부인지라 아무런 죄책감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두부 만세.

야채를 넣어 빨갛게 양념한 도토리묵과 기름을 넉넉히 둘러 부쳐낸 해물파전도 입 안에 착착 감긴다. 사실 이 두 가지는 다른 곳과 별 다를 것 없는 맛이지만 이 곳의 시원한 공기와 등산객들이 전하는 활기찬 분위기가 맛을 더하는 것 같다. 여기에 맥주까지 곁들이니 행복이 따로 없다!

브라운 메뚜기(이지영, 조인스닷컴)

맛집 검증역 자처한 웹기획자들

일곱 메뚜기떼는 누구

TV에 소개된 맛집을 찾아다니며 정말 맛있는지, 사실은 별로인지를 탐색하여 알려주는 메뚜기떼.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우르르∼몰려가서 초토화를 시키고마는 먹성 좋은 이들은 이미 온라인(조인스닷컴 마이프라이데이, myfriday.joins.com)과 오프라인(레저매거진 프라이데이)을 통해 그 독특함을 인정받은 '냉정한(?)' 미각의 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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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을 통해 맛집 검증사 역을 자처한 메뚜기들. 왼쪽부터 노영선, 이지영, 민영애, 김진희, 서현선씨. <이기태 기자 leephoto@>

1년 전 전원 웹기획자로 정보화사회 첨병(?)을 자처하는 네 명의 '고기마니아들'이 만나 메뚜기떼를 결성했다. 고기를 너무 좋아해 '갈아 만든 고기' 따위의 음료가 나오길 원하는 맏언니 '브라운'(이지영, 조인스닷컴), 마른 몸매와 어울리지 않게 장정 두 사람 분의 음식을 먹어치우는 기이한 여자 블랙(민영애, 조인스닷컴), 수유리 곱창이나 인사동의 달새수정과를 광적으로 좋아하며 맛있다고 찜한 곳은 질릴 때까지 가고 마는 레드(김진희, 팟찌닷컴), 최근 다이어트에 성공한 뒤 다시금 과식의 세계로 돌아온 막내 초록메뚜기(노영선, 팟찌닷컴)가 그들이다. 인기를 네 몸에 나눠 받기가 벅차 최근에는 객원멤버까지 영입했으니, 무늬만 메뚜기인 분홍메뚜기(노지해, 파란닷컴), 가장 '메뚜기스럽다'고 평가받은 놀러온 귀뚜라미(서현선 조인스닷컴), 그리고 너무 번잡스러워 정착을 못하는 '분주한 나비'(임선화, 위민넷)가 그들이다.

TV에 소개된 맛집은 무수히 많지만 그 곳이 모두 진정한 맛집이라 생각하는 시청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두 로비의 세계를 통해 등장한 '허접한 집'도 아닐 것이니, 과연 어떤 곳을 찾아가야할 것인가. 메뚜기떼가 여성신문을 통해 그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TV를 본 뒤 인터넷 논객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찾아가 주머니에서 제 돈 꺼내 사먹고, 맛감정단 티도 전혀 내지 않는 그들은, 맛있는 집의 단점과 맛없는 집의 장점까지 쏙쏙 골라 내어 여성신문 독자들에게 전해줄 계획이다. 아울러 어깨가 무거운 직장인, 집안일과 육아에 시달리는 주부, 무료한 삶에 지친 백수들에게 힘을 주는 맛 정보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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