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한국공항공단은 이미 신입사원 채용제도에서 남녀차별없이 공
개경쟁을 하고 있으나 90년 이후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인원 377명
중 여성은 14명으로 3.7%에 불과하다. 또 현재 여직원의 직무도 업
무보조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공항공단측은 직무
수요조사를 통해 여성의 활용이 요망되는 일반행정, 전산, 환경분야
에서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신입사
원 공개채용시부터 여성채용할당제를 도입하여 여성합격자가 일정인
원에 미달하게 될 경우 채용인원의 20%까지 여성채용할당인원을 책정
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97년 여성채용목표비율을 13%로 정한 바
있는데 공항공단측의 20%선 여성채용할당제는 정부의 목표수치를 크
게 상회하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작성한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한
국경제는 불경기 추세 속에서도 2천1년 1인당 소득수준이 2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노동
력 부족을 해결해야 하며 특히 25세 이하 대학교육을 받은 여성노동
자의 실업율이 다른 OECD회원국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또 전
체적인 경제활동 참여율에 있어서도 OECD의 평균치인 59.8%(94년기
준)보다 낮은 47.9%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는 95년 여성사회참여 10대 과제의 일환으로 공무원 채용목표제
를 실시해 공무원과 공기업의 채용시 여성고용인센티브제를 실시하기
로 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2천년까지는 5급에서 7급의 여성채용
비율이 20%가 될 것을 목표로 정하였고 이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 중
이다.
그러나 공기업부분은 이런 목표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국공
항공단의 올해 여성채용할당제가 환영받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현재 18개 정부투자기관 중 여성채용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4
개 기관에 불과하다. 전체 공무원 중 여성비율 평균은 27%이지만 정
부투자 기관의 여성비율은 15.6%로 전체 평균에도 크게 미달한다. 그
나마 과장급 이상 간부직 여성비율은 1.1%에 불과한 현실이다.(공기
업 부분의 글은 정무2실 박우건 조정관의 글. 중앙일보6월4일자를 참
고했다). 95년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압도적으로 ‘적성활
용’을 위해 취업한다. 생계유지와 가계에 보탬 사유는 24.1%인데 반
해 적성활용은 57.1%, 사회경험이 8.9%, 시간활용 및 사회기여가
1.9% 및 2.3%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여성취업에는 경제적인 동기
이상의 의미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95년 여성 대졸자
들의 취업은 전문대가 70.9%, 일반대가 50%이다. 대학원에서 졸업생
은 남자는 91.5%가 취업한 데 비해 여자 졸업생은 69.2%만이 취업했
다. 사회 분위기는 여성의 취업을 권장하고 있고 여학생들도 자신의
배움이 사회에서 가치있게 쓰이기를 강하게 열망하고 있다. 민간부분
인 대기업 채용에서도 여성대졸자의 입사율은 91년 5.5%에 불과하던
데서 95년 10%를 기록하고 96년 하반기에 12.6%를 보이며 꾸준한 성
장세를 보인다. 대기업의 여성채용에 정부가 추진중인 여성채용할당
제가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를 고려할 때 공기업이 여성채용할당 실
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공기업의 공공성에 비추어 상당한 직
무유기에 해당할 것이다. 한국공항공단의 20% 여성채용할당제 도입을
계기로 다른 공기업에서도 자극을 받아 공익기여라는 공기업 본래의
의무를 시급히 이행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