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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해서 더 정겨운 우리의 살림문화. 그 중에서도 여인들의 지혜와 정성이 담긴 조각보를 다룬 '우리 규방 이야기'가 나왔다. 쇼핑백과 가방에 밀려 사라져간 보자기에 관한 실용서다.

보자기는 밥상을 덮으면 상보, 책을 넣고 둘둘 말아 어깨에 매면 책보, 이불을 싸면 이불보. 그 쓰임새도 참 다양한 실용적인 물건이었다. 그 중에서도 부러 재료를 마련하지 않고 자투리 천을 하나둘 모아 만든 조각보는 아무런 의미 없는 조각들을 이어 물건을 싸거나 운반, 보관할 때, 장식용으로 유용하게 쓰였다. 게다가 예를 갖추는 것에서 복을 비는 마음까지, '세상에 쓸모 없는 건 없다'는 삶에 대한 단단한 철학까지 담겨 있다.

자투리 천조각을 이어 완성된 우연의 결과물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며 틀에 박히지 않은 다양한 크기의 조각들이 어우러지는 맛과 색깔의 조화는 황홀, 그 자체다.

이 책에는 상세한 설명과 도면, 삽화가 실려있어 전통 규방공예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저자 조주상은 현재 우리규방이라는 공방을 운영하며 전통규방공예 보급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조주상 지음/ 시와연/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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