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분야 여성 리더들 (328명)

개신교 목사 10만여 명 중 여성 1%도 안돼대한성공회, 2001년 이후 여성사제 5명

가톨릭, 불교, 원불교 여 성직자 '삼소회'연대

분야별 여성 리더 찾기 작업의 여섯 번째 시리즈인 '종교 분야' 여성 리더는 모두 328명이다. 기독교, 가톨릭,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의 성직자, 종교관련단체의 임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여성 리더들을 포함시켰다.

!a14-8.jpg

종교인의 70∼80%는 여성…의사결정권은 거의 없어

지금까지의 다른 어떤 분야보다 여성 리더들을 찾기 힘들었던 분야가 바로 종교분야다. 그 만큼 성차별적 제도와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각 종교 신도의 70∼80%는 여성이고, 각종 사회봉사와 전도활동에도 여성들의 참여가 활발하지만 여성 성직자와 지도자의 양성을 가로막는 성차별적 제도, 인식의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여성신도들은 열성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봉사활동에 머무르고 있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성직자의 비율 또한 적은 숫자가 아니다. 2002년 각 종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천주교 종단 내 여성 성직자 수가 8455명으로 전체 교직자의 68.3%를 차지해 가장 많은 여성비율을 보이고 있고, 다음으로 원불교가 1429명으로 58.5%다. 이처럼 신도, 성직자 수의 비율에 비해 이에 따르는 영향력, 권리 등은 주어지지 않음에 따라 몇 년 전부터 '종교 내외의 성차별 제거'가 여성 종교인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여성목사안수제도'에 대한 논쟁, '호주제 폐지 운동' 등이 바로 그러한 사례들이다. 더 나아가 사회의 진전과 인권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벌이고 있는데 통일, 환경생태, 평화, 사회복지, 종교 간 연대와 대화 등 여성 종교인들은 끊임없이 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영숙 수녀, 해주 스님, 박청수 교무 등 종교정신 실천역량 뛰어나

먼저 기독교를 살펴보면, 2003년 한 남성목사가 '여자가 어디 기저귀를 차고 강단에 올라와'라는 여성비하 발언을 하면서 뿌리깊은 남성 우월주의를 드러낸 바가 있다. 여성은 '희생, 봉사, 헌신'의 역할만 하면 될 뿐 어떤 권리를 주장해서도 안된다는 것이 그 동안의 인식이었다. 실제로 개신교 목회자는 10만 명이 넘지만 여성목사는 1%도 안된다. 설사 안수제도를 통과하더라도 그 다음 벽에 부닥치게 마련이다. 교역자로 불러주지도 않고 청빙목사로 가더라도 남성목사와는 다른 차별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방전도사 역할에 머물고 구역할당, 사례비 지급, 사택, 자동차 지원 등에서 차별을 겪으며, 여성으로서 권리주장을 하면 '소명이 약하다'고 평가되기 일쑤다. 이에 지난 9월 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교회 내 여성참여에 대한 간담회'를 통해 8개 회원 교단의 여성참여실태를 조사하고 교단이 의사결정기구, 정책기구 등 주요 논의구조에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주요 교단 총회의 대의원격이라 할 수 있는 '총대' 중 여성 비율은 평균 5.36%로 구세군대한본영의 여성총대가 24명(48%)으로 가장 많았다. 따라서 각 교단이 여성총대 30%를 총회에 참여시키는 것과 각 위원회 위원 중 30%를 여성이 맡도록 하는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67년에 교회일치와 갱신을 위한 여성연합과 국제적 여성연대의 필요성을 절감한 교회여성지도자들이 창설한 단체로 그 동안 기생관광 반대운동, 성매매 반대 운동, 일본군 위안부 관련 운동, 반전평화, 통일운동 등을 펼쳐왔다. 그 동안 이우정, 김윤옥 등 걸출한 종교여성운동가를 배출해오면서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초석을 놓았다. 2003년 총회를 통해 현재 신효희 회장, 이혜숙·김부용 부회장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이 외에도 박후임 회장이 이끄는 기독여민회, 신선·윤문자·이호순 공동대표가 이끄는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등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경우 여목사 제도가 74년 59회 총회에서 통과되었으며, 장로교는 최덕지 목사가 53년 최초의 여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1930년부터 비교적 일찍 여장로와 여목사 제도를 허용했고, 55년에 전밀라, 명화용 목사를 배출했다. 순복음교회로 알려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는 96년 임시총회에서 여성 목사제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목사 안수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대한성공회는 99년도에 전국 의회에서 여성의 성직을 허용했다. 성공회는 부제, 사제, 주교의 제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교구 주교의 역량 하에 사제 즉 목사의 서품이 행해지고 있다. 지난 2001년 부산 교구에서 민병옥 부제가 처음으로 사제서품을 받고 이후 부산교구에서만 4명의 여성사제가 배출되었다. 올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에서는 김기리 부제가 여성사제가 됨으로써 다섯 번째로 사제서품을 받게 되었다.

구세군대한본영은 초기부터 군령 군율에 '남녀 사관은 동등히 대우 받는다'고 명시해 여성 교역자가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목회자는 개신교 전체 목회자 중 1% 정도에 그치고 있다.

89년 만들어진 '여성교회'는 기존 교회가 남성 위주이고 여성해방적인 신앙과 예배의식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 하에 여성신학자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것으로, 초대목사에 김영, 정숙자 목사를 거쳐 2002년부터 안상님 목사가 이끌고 있다. 탈가족적이고, 탈부부 중심적 성격이 여성교회의 특징이다. 올해 예장(예수교장로회)통합 사상 처음으로 첫 여성 임원이 탄생됐는데 김희원 장로가 부회록서기에 선임돼 관심을 모았다. 또한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전국연합 총무인 정보영 목사가 올해 8월 기장(기독교장로회) 총무 선거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낙선했다. 하지만 여성이 주요 논의구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성이 사제가 될 수 있는 길이 아예 막혀 있는 가톨릭의 경우 개신교보다 성차별적 문화가 심한 편이다. 교단 내 의사결정구조에 여성들이 참여하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고 수녀의 역할은 남성들의 보조자에 불과한 실정이다.

93년 출범한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는 여성인권 향상에 힘을 쓰면서 호주제 폐지운동, 여성사목과 관련한 대안을 제시했고 본격적으로 2001년 11개 천주교 여성단체가 '가톨릭여성단체연합회'를 결성해 여성신도의 지위향상에 힘쓰고 있다. 주요 인물로는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이고 씨튼연구원의 원장으로서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학술활동을 하고 있는 김승혜 수녀가 있다. 한국종교학회 회장, 한국도교문화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해왔고, 천주교 수녀로서는 드물게 유교, 도교를 전공했다. 98년 제7회 유재라봉사상(유한양행 창업자인 고 유일한 박사의 딸이자 전 유한재단이사장인 고 유재라 여사의 봉사정신을 기리기 위해 92년 제정된 상) 수상자인 김옥희 수녀는 부산 심장환자상담소장이자 간호사로 평생을 봉사활동에 바쳐왔다. 새만금 갯벌 지키기 운동에 앞장서 '새만금 수녀'라 불리는 오영숙 수녀는 2001년 환경운동연합이 주는 '올해의 녹색시민상'을 수상하는 등 환경생태운동에 앞장서 왔다. 시집 '민들레의 영토'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등으로 30여년 가까운 세월동안 시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해인 수녀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불교를 살펴보면, 조계종 출가승려 1만2000여 명 중 반수 가량이 비구니이고 법회주관, 수행활동에 비구와 차이가 없지만 이는 표면적인 모습일 뿐이다.

이에 따라 2000년 조계종에서 불교여성개발원을 설립해 불교여성학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불교여성개발원이 최근 발간한 불교여성학 논저 목록집에 따르면 1900년 이후 국내외에 발표된 불교여성학 관련 단행본 논문과 저서, 학회지와 단행본에 수록된 논문 등은 총 400여 편이며, 국내 학계에서 '불교여성학'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도된 시기는 80년대 중반으로 확인됐다. 초기 불교 여성학의 연구는 경전을 바탕으로 그 속에 나타난 여성상의 연구와 여성과 관련된 계율, 여성의 성불론 등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을 넘어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불교여성학은 페미니즘과 사회참여라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전환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특히 왜 '불교와 페미니즘을 말해야 하는가(안옥선, 2000), 불교페미니즘의 회복을 위하여(이창숙, 2000), 팔경법 해체를 위한 페미니즘적 시도(세등 스님, 2002) 등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해 적극적인 재해석을 시도하는 움직임들이 2000년대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학승으로는 동국대 교수인 해주 스님이 있고, 탁연 스님은 2003년 비구니로선 처음으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을 맡게 됐고, 심원 스님은 문화국장에 임명되었다. 지율 스님은 도롱뇽을 지키기 위해 수십여 일간의 단식으로 천성산 관통 공사를 막아낸 환경운동가다. 강화도 백련사의 주지인 혜성 스님은 이동현 목사와 일년간 주고 받은 글들을 묶어 '두 개의 길 하나의 생각'을 2003년에 펴냈다. 이 외에도 전국비구니회 회장인 명성 스님, 동국대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계환, 혜원, 본각, 대원 스님 등이 있다.

1916년 창립돼서 신앙, 수행, 생활을 일체화한 국내 4대 종교 중 유일한 우리나라의 민족종교인 원불교는 교리에 남녀의 권리동일을 구체적으로 못박고 있다. 최고의 의결기관인 수위단을 남녀동수로 구성하고 최고지도자인 종법사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